지난 21일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국회에서 6·1 지방선거 대전, 세종, 충북, 충남 광역단체장 경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6·1지방선거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히는 충청 지역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전반적으로 우세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충청 지역은 윤석열 대통령이 '충청의 아들'을 자처하며 민심을 호소한 지역이라 새 정부 출범 직후의 컨벤션 효과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충청권은 대표적인 ‘캐스팅 보터’로 불리는 만큼 충청의 표심을 잡는 쪽이 전국 선거에서 승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7곳 중 9곳 이상을 이기는 ‘과반 승리’가 목표인데, 충청 지역 4곳의 결과에 따라 목표 달성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여야 모두 충청지역을 사수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는 충청"이라며 충청을 반드시 탈환해야 할 전략적 요충지로 꼽았다. 김기현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핵심 승부처인 경기도지사 선거는 포지티브(긍정적)인 입장에서 전체 흐름을 보고 있고, 충청도도 전체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자신했다. 김민석 민주당 공동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17개 광역단체 가운데 우세 지역으로 자평하는 광주·전남·전북·제주·세종에다, 5%포인트 경합권에 있는 경기·인천·강원·충남 가운데 3곳을 승리해 모두 8곳에서 승리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충청권은 민주당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모두 싹쓸이 했으나 이번 선거는 녹록지 않다는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충청권 탈환을 위해 윤석열 효과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충청 지역 선거는 '경륜 있는 일꾼'과 '힘 있는 여당후보'의 대결구도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지난 3월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이 '충청의 아들'임을 내세워 표심을 호소한 바 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충청권 4곳 (대전·충북·충남·세종) 중 세종을 제외한 세 곳에서 이재명 민주당 선거총괄선대위원장을 앞섰다. △대전 윤석열(49.55%) vs 이재명(46.66%) 3.11%포인트로 앞섰고 △충남 윤석열(51.08%) vs 이재명(44.96%) 6.12%포인트 앞섰고 △충북 윤석열(50.67%) vs 이재명(45.12%) 5.55%포인트 앞섰다. 다만 세종에서는 윤석열(44.14%) 대 이재명(51.91%)으로 7.77%포인트 차로 졌다.
지난 5일 충남지사 선거에 나서는 양승조(왼쪽) 민주당 후보와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가 축제장과 행사장 등을 찾아가 어린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초반에는 여야 후보가 접전을 벌이거나 현역 프리미엄이 붙은 민주당 후보가 우세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국민의힘이 우위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민주당은 충청 지역에서도 민주당세가 짙은 세종에서만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그 격차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충남도지사 선거는 충청권 광역단체장 선거 중 가장 치열한 접전이 예고된다. 충남지사를 역임한 양승조 민주당 후보와 '윤심'을 등에 업은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는다. 두 후보의 지지율은 오차범위내에서 접전을 벌이다가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김태흠 후보가 압도적으로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중앙일보·한국갤럽 여론조사(1~2일 조사, 충남도민 802명 대상)결과에 따르면 양 후보는 46.0%, 김 후보는 39.6%로 양 후보가 6.4%포인트 앞서고 있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초반에는 '윤심'보다는 현역 프리미엄이 더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 3선의 박완주 의원의 성 비위 사건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격차는 반대로 크게 벌어졌다. 박 의원이 성 비위 의혹으로 제명된 후 진행된 오마이뉴스·(주)이너텍시스템즈 여론조사(13일 조사, 충남도민 1003명)결과, 양 후보는 38.9% 김 후보는 51.1%로 격차는 12.2%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 의원의 지역구(천안을)가 충남 최대 도시인 천안인만큼 민주당 성 비위 의혹은 충남도지사 선거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전망이다.
충북도지사는 윤 대통령의 특별고문인 김영환 국민의힘 후보와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맞붙어 '전·현직 대통령 대리전'이라고 불린다. 미디어트리뷴·리얼미터 여론조사(7~8일 조사, 충북도민 801명 대상)결과, 김 후보 52.4%, 노 후보 35.0%로 김 후보가 17.4%포인트 앞섰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15일 발표된 MBN이 매트릭스에 의뢰해 진행된 여론조사(12~13일 조사, 충북도민 800명 대상)에서는 김 후보 48.4%, 노 후보 34.4%로 격차는 14%포인트로 이전 조사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김 후보가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대전시장은 이장우 국민의힘 후보가 허태정 현 시장과 맞붙어 '현역 대 여당 후보' 대결이 성사됐다. 두 후보의 공약도 이에 맞게 짜여졌다. 재선인 허 후보는 사업 연속성에 초점을 뒀고 이 후보는 윤 대통령의 지원과 연관된 공약들을 내세웠다. 중앙일보·한국갤럽(1~2일 조사, 대전시민 803명)조사 결과 이 후보 43.4%, 허 후보 39.6%로 이 후보가 3.8%포인트 앞서며 접전을 벌이고 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유일하게 민주당이 앞서고 있는 세종시장은 최민호 국민의힘 후보와 이춘희 현 세종시장이 맞붙었다. 굿모닝충청이 리얼미터에 의뢰한 여론조사(2~3일 조사, 세종시민 813명)에 따르면 최 후보는 42.9%, 이 후보는 42.5%로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충청 지역 유일한 민주당세가 강력한 곳도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는 것이다.
김봉신 조원씨앤아이 부사장은 "충청 지역은 특히 도덕적으로 좋지 않은 그런 후보와 행태에 대해서 민심이 등을 돌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런 문제가 지방선거에 영향이 일부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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