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1조6천억 쏟아붓는다…반도체 기판 ‘정조준’
3개월 새 1조6000억 투자 확정
LG이노텍, 일본, 대만 업체 경쟁
MLCC 매출 쏠림 현상 상쇄 주목
2022-05-13 06:00:10 2022-05-13 06:00:10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삼성전기(009150)가 반도체 패키지 기판에 1조6000억원을 쏟아붓기로 하면서 향후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매출 쏠림 현상도 해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해 12월 베트남 생산법인에 약 1조3000억원을 패키지 기판 생산시설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올해 3월 부산사업장에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 기판을 만드는 공장 증축에도 3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3개월 사이에 반도체 패키지 기판에만 1조6000억원의 투자를 결정한 셈이다.
 
업계에선 삼성전기가 단일 사업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건 이례적이라고 본다. 그럼에도 투자 규모와 시기가 일본 선두 업체들과 비교하면 이르거나 대규모는 아니라는 평가다.
 
한 부품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나 LG이노텍의 투자 규모가 이비덴이나 신코 등 일본 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대규모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시장 진입 시기도 이른 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LG이노텍(011070)도 지난 2월 FCBGA 시설과 설비 구축에 413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로써 고부가가치 제품인 반도체 패키지 기판에만 현재 뛰어든 업체들은 삼성전기를 비롯해 LG이노텍, 대덕전자, 일본 이비덴, 신코, 대만 유이마이크론 등 6곳에 이른다. 이들 업체들은 반도체 수요 급증에 따라 패키지 기판 역시 품귀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전장·AI 등의 산업에서도 FCBGA 기판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시장 경쟁력 확보에 나선 상태다.
 
삼성전기가 사활을 걸고 있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은 FCBGA다. 
 
삼성전기의 중앙처리장치(CPU)용 반도체 패키지기판. (사진=삼성전기)
 
FCBGA는 반도체 칩과 패키지 기판을 플립칩 범프로 연결해 전기 및 열적 특성을 향상시킨 고집적 패키지 기판으로 전기 신호 교환이 많은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에 주로 사용되는 고사양 제품이다. AI·5G·자동차·서버·네트워크용 등 다양한 응용처에서 수요가 급성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BGA와 FCBGA 합쳐서 연평균 성장률은 10%가 예상된다. 
 
특히 FCBGA는 서버용, PC용 등으로 나뉘는데 서버용은 일본 이비덴과 신코가, PC용은 대만 유니마이크론과 난야, 오스트리아의 AT&S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기는 현재 PC용을 생산중이며, 올 하반기 서버용 패키지 기판을 양산할 예정이다.
 
삼성전기는 앞선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FCGBA에서 큰 폭의 매출 성장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당시 회사 관계자는 “중장기적 반도체 고성능 및 시장 성장에 따른 FCBGA 적기 대응을 위해 단계적 투자를 결정했다”며 “생산 능력을 확대 시켜 나갈 예정이고, 기존 주력 제품인 PC용 제품 중심에서 향후 고성장이 전망되는 서버 네트워크용 고다층 대면적 중심 제품 믹스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고 올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캐파 확대와 고부가 사업 구조 전환으로 회사 중장기 FCBGA 사업은 큰 폭의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고 했다. 
 
반도체 업체들의 기판 주문량이 밀려있는 만큼 FCBGA에 대한 삼성전기의 매출은 2023년 1분기부터 반영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삼성전기 전체 매출에서 MLCC 사업 담당인 컴포넌트 사업부문 비중은 49.32%, 패키지 솔루션 사업부문은 17.36%였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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