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산업계의 화두가 되는 가운데 국내 전자기업들은 관련 지표를 종합적으로 향상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2021년 ESG 경영 평가에서 B+를 받아 전년 A보다 낮아졌다. 환경(E)에서 A, 사회공헌(S)에서 A+를 받았는데도 지배구조(G)에서 B를 받아 전체적인 등급이 하락했다.
최근 신한금융투자 리포트도 삼성전자의 환경과 사회는 업종 평균을 근소하게나마 상회하지만, 지배구조는 하회한다고 진단 내렸다.
ESG의 총 9가지의 세부 항목을 보면 지배구조에 속하는 1개 세부 항목만이 동종 업종보다 못하다고 평가받았다. 해당 항목은 이사회 이사의 평균 임기다. 지난 2019년 기준 업계 평균이 7.5년이었으나, 삼성전자는 3.4년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머로우소달리에서 근무한 오 다니엘 이사를 지난달 IR팀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오 이사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세계 최대 운용사 블랙록에서 일한 경력도 있다.
지난 3월22일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상생협력아카데미'에서 강사와 삼성전자 직원들이 협력사를 대상으로 한 제품 화학물질 관리 방법 교육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SK하이닉스(000660)는 올해 KCGS의 ESG 등급 1차 조정에서 환경 경영이 기존 A에서 B+로 내려갔다. 하향 이유로는 '화학물질 누출 사고의 지속적 발생'을 들었다.
앞서 2020년 청주공장에서 화학물질 TDMAT(테트라키스디메틸아미노 티타늄)가 유출돼 직원들이 대피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지난해 4월에는 이천공장에서 불산이 새어나와 부상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고, 같은 해 10월에도 청주4공장에서 액화물질 TEOS(테트라에틸로소실리케이트)가 유출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2022 에코 비전'을 내세워 2016년 대비 온실가스 40% 감축, 폐기물 재활용률 95% 달성, 해외 사업장 재생에너지 100% 사용의 목표를 내걸었다.
국제 기관의 평가에서 국내 전자업체들의 ESG 점수가 글로벌 경쟁사보다 뒤쳐지는 결과도 나왔다. ISS의 ESG 점수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066570) 등 국내 전자 3사는 모두 C+를 받았다. 애플은 B, 인텔은 B-로 평가됐다.
이처럼 전자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전통적인 경영뿐만 아니라 ESG 경영에서도 경쟁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들 업체는 새 정부의 ESG 정책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업종별 ESG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할 계획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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