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 집무실이 선거에 출마하는 국민의힘 정치인들의 ‘성지순례’ 장소로 꼽히고 있다.
다가오는 6.1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출마 의사를 밝힌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11일 오전 서울시청을 찾아 오 시장과 비공개 조찬 모임을 가졌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 시장을 만나 서울시의 신통기획, 모아주택에 대해 높게 평가하며, 이를 경기도 사정에 맞게 벤치마킹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 과정에서 다 다른 후보를 도울 때 저는 처음부터 오 후보를 도왔고, 제가 원팀이라는 단어를 굳이 안 써도 될 만큼 오래된 아주 소중한 인연”이라고 설명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같은 날 오전에는 같은 경기도지사에 출사표를 던진 김은혜 의원도 서울시청에서 오 시장을 만나 비공개 면담을 했다.
김 의원은 오 시장을 만나 GTX 노선 확충, 서울 지하철 경기도구간 연장, 광역버스 노선 증설 등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오세훈 서울시장, 김은혜 경기도지사가 국민의 혈세를 지키는 ‘혈세 지킴이’ 남매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지사에 도전장을 내민 국민의힘 유력 정치인들이 잇달아 오 시장을 찾는 데에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부족한 경선주자들이 3선 단체장으로 탄탄한 지지도와 선도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오 시장과 협력하면서 정책적 공감대를 높이고 나아가 경선 과정에서 앞자리를 선점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 대선을 앞두고 이뤄진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 출마한 윤석열·원희룡·최재형 당시 후보들은 잇따라 서울시청을 찾아 오 시장과 접견을 가진 바 있다.
오 시장 입장에서도 서울시의 공약·정책을 자연스럽게 알리고, 당내 영향력과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일 수 있어 차기 대선 후보군으로 꼽히는 오 시장이 피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지난 대선 때도 그렇고 먼저 요청한 것은 아니지만 같은 당 입장에서 거절할 수도 없다”며 “오 시장의 비전과 서울시의 정책을 높게 평가해 자연스럽게 성지순례 같은 장면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경기도지사 예비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오세훈(오른쪽) 서울시장과 조찬 회동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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