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박범계 "저야 5월 9일이면 떠날 사람"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부처-장관 이견
박 "법무부 입장, 상황상 현실에 직면한 것"
장관 수사지휘권 행사로 검찰 중립성 훼손 지적에
"검찰 내부 견제 균형은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
2022-03-30 11:57:54 2022-03-30 18:25:57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저야 5월9일이면 갈 사람이지만 국·실장들은 남을 사람들이니까, 이 사람들이 처한 어려움을 십분 이해한다. 큰 틀에서의 입장변화는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30일 경기도 과천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지난 29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업무보고에서 법무부가 자신과 다소 다른 입장을 보인 것에 대해 바뀐 정권과 함께 일해야 하는 직원들의 처지를 이해한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법무부가 업무보고를 무사히 마칠 수 있어 다행이라면서도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등에 대한 의견은 변하지 않았다고 못박았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8일 오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출근길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수위는 지난 29일 오후 법무부 업무보고 직후 브리핑에서 장관과의 이견으로 법무부 직원들이 곤혹스러워한다며 박 장관을 질책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이용호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실무위원은 "(박 장관이)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에 대한 여러 입장을 밝히시는 바람에 법무부 직원들이 굉장히 곤혹스러운 표정이다"며 "그분들도 오늘 전체적인 분위기는 충분히 이해를 하고 또 공감하고 이런 분위기였다는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업무보고는 당초 예정됐던 한시간을 훌쩍 넘겨 두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이에 박 장관은 "법무부의 입장은 업무보고서에 제 지시와 관계 없이 잘 반영돼 있었다"고 강조하며 "저도 과거에 인수위를 해봤기에 사정은 훤히 알고 있어 (자신과 다른 입장을 보인 법무부를) 이해 못 할 것은 아니며, 큰 틀에서의 입장변화는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나 박 장관은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와 검찰 예산 편성권 독립 등 윤 당선인의 사법공약에 반대하는 자신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발동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로 검찰 중립성과 독립성이 훼손됐다는 인수위의 지적에 공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 장관이 지난 2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입장을 밝히면서 인수위가 업무보고 당일 오전 법무부에 일정 유예를 통보하며 논란이 됐다.  
 
박 장관은 "검찰의 직접 수사권 범위가 좁혀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수사·기소·공소 유지·형의 집행 등 다 갖고 있는 상황에서 수사지휘권마저 떼고 예산 편성권까지 독립시키면 소위 검찰 내부에 대한 견제와 균형, 형평성 문제, 공정성 문제는 어떻게 담보할 거냐"며 "이 부분이 너무너무 중요한데 안 되기 때문에 수사권 조정이라든지 법무부의 탈검찰화라든지 수사지휘권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있어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법치주의와 책임주의 원리상 견제받지 않은 기관은 없다"며 "하나를 떼가지고 옳다그르다 이야기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박 장관은 이어 "제 생각이 일관됐다면 (법무부) 실·국장의 입장에도 큰 변화가 있지 않았겠지만, (업무보고가) 한시간에서 두시간으로 늘어나면서  인수위 쪽에서 설득을 할 수 있었고, 상황상 현실에 직면하게 됐다고 봐야겠다"고 덧붙였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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