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23일 창립 50년을 맞는 현대중공업그룹이 미래 먹거리를 내건 정기선 체제로 들어서고 있다. 최근 연이은 신규 선박 수주와 지주사 사명 변경,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강화 등으로 100년 기업을 향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009540)은 이날 정기주주총회에서 정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정 사장은 주총 직후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임기 만료된 가삼현 부회장은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현대중공업지주(267250)도 28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정기선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확정한다.
앞서 사측은 정 사장이 지난 2018년부터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을 맡아 계열사별 사업전략과 성장기반을 마련한 점 등을 추천 사유로 들었다.
최근 신사업 발굴과 디지털 경영 가속화, 사업 시너지 창출 등 미래전략 수립에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점도 근거가 됐다.
현대중공업지주 주총에는 그룹 50년을 맞아 사명을 'HD현대'로 바꾸는 안건도 남아있다. 새 사명에는 인간이 가진 역동적인 에너지(Human Dynamics)로 인류의 꿈(Dreams)을 실현하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제조업 중심 이미지를 벗어나 미래사업 분야의 신성장 동력을 더욱 적극적으로 발굴·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1월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2' 현장에서 개최된 현대중공업그룹 프레스컨퍼런스에서 현대중공업지주 정기선 대표가 그룹의 미래비전인 '퓨처 빌더(Future Builder)'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그룹)
정 대표는 사명 변경에 앞서 지난 1월 미국 CES에서 그룹의 신사업 비전을 발표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미래 조선·해양과 에너지, 기계 등 3대 핵심사업을 이끌 혁신기술은 자율운항기술, 액화수소 운반·추진시스템 기술, 지능형 로보틱스·솔루션 기술 등이다.
당시 정 대표는 "다가올 50년은 세계 최고의 퓨처 빌더(Future Builder)가 되어 더 지속 가능하고 더 똑똑하며 더 포용적인, 그래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성장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퓨처 빌더 체제를 선언한 현대중공업그룹은 선박 자율운항 시스템 개발사 아비커스를 통해 완전자율항해로 해상 사고를 줄이는 기술을 개발중이다. 그룹은 2025년까지 100MW 규모 그린 수소 생산플랜트 구축과 세계 최초 2만 입방미터(㎥)급 수소운반선 개발에도 나선다.
이 밖에 현대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는 건설현장 무인화를 목표로 스마트건설 로봇 관련 플랫폼 서비스를 2025년까지 상용화할 계획이다. 빅데이터 기업 팔란티어와 조선·해양 등 핵심사업에 빅데이터 플랫폼도 구축한다.
선박 수주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아시아, 오세아니아 선사와 2만2000입방미터(㎥) LPG 운반선 1척과 2800TEU급 컨테이너선 4척 건조 계약을 맺었다.
이로써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59척 63억7000만 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 174억4000만 달러의 36.5%를 달성했다.
친환경 선박 투자 등 ESG 경영의 선순환도 예상된다.
현대중공업(329180)은 지난 21일 KDB산업은행 보증으로 진행한 5년 만기 3억 달러 규모 외화 그린본드 투자자 모집에서 세계 42개 기관으로부터 6억 달러에 달하는 주문을 받았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조달 자금을 친환경 선박 건조에 활용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선업황이 호황기에 접어든 만큼 선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친환경 선박 분야 투자를 강화하고, ESG 경영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의 선순환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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