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장기간 판매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경영 정상화에 주력하고 있는 국내 외국계 3사, 이른바 '르쌍쉐'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쌍용차(003620)가 에디슨모터스의 회생계획안이 부결될 위기에 처하면서 인수합병(M&A) 무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은 수출 확대와 신차 생산을 통해 반등을 꾀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 대표단은 오는 11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원사 430개 기업의 입장을 담은 반대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쌍용차는 지난달 28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계획안에는 회생채권 약 5470억원 중 1.75%만 현금으로 변제하고, 98.25%를 출자전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출자전환 이후 인수자인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지분율은 약 91%가 된다.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이 "회사를 조기 정상화해 채권자와 주주 등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을 것"이라며 설득에 나섰지만, 채권단은 낮은 변제율에 동의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상거래 채권단의 반대에 따라 다음 달 1일 열리는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주주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회생계획안에 대한 법원의 최종 인가를 받을 수 있다.
쌍용차 평택공장.(사진=쌍용차)
쌍용차 회생채권 5470억원 중 상거래 채권은 3802억원이다. 회생채권자 중 상거래 채권자 의결권은 83.21%에 달한다. 이들이 반대표를 던지면 회생계획안은 부결될 수밖에 없다.
최병훈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 사무총장은 "회생채권 6000억원을 1.75%만 주고서 인수한다는 것 자체가 사회정의나 도덕성에 맞지 않는다"며 "이번 M&A는 무산되고 법정관리를 연기해 변제율 50%~60% 이상이 될 때까지 자체 운영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지난 1일부터 스테판 드블레즈 신임 대표 체제에 돌입했다. 지난 2020년 8년 만에 적자를 낸 르노삼성은 지난해 임원 약 40%를 감축하고, 월급도 20% 삭감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몸집을 줄인 르노삼성은 판매량 회복에 나선다. 르노삼성의 지난해 내수 판매량은 6만1096대로 2020년과 비교해 36.3% 감소했다.
이에 르노삼성은 XM3에 사활을 걸었다. 2020년 9월부터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유럽 수출용 XM3(수출명 뉴 아르카나)는 지난해 수출량이 5만6719대로 전체 수출량의 79%를 차지한다.
르노삼성 'XM3'.(사진=르노삼성)
르노삼성은 올해 하반기 XM3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로 판매량을 더 끌어올릴 방침이다. XM3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유럽 판매량 6만대 중 60%를 차지하면서 친환경차 판매 비율 확대에도 이바지했다.
XM3 수출 호조와 함께 부산공장은 새로운 생산 물량도 따냈다. 르노그룹은 중국 지리자동차와 공동개발한 친환경차를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며, 2024년부터 부산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할 예정이다.
한국지엠 역시 창원공장 대규모 시설 투자를 통해 제너럴모터스(GM)의 글로벌 신차 생산 준비를 마쳤다. 지난해 3월 도장공장을 3월 완공한 데 이어 9월부터 시작한 신규 설비 공사도 최근 마무리했다. 창원공장은 이번 설비 투자를 통해 시간당 60대의 차량 생산 역량을 갖추게 됐다.
이번 대규모 신규 설비 투자는 경영 정상화 계획 이행의 일환이다. 내년부터 창원공장에서는 신차 크로스오버 차량이 생산된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트레일블레이저와 양대 축을 이루며 회사의 경영 정상화에 기여할 핵심 제품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트레일블레이저는 지난해까지 누적 수출량 28만대를 돌파해 지난해 국내 완성차 수출 2위 기록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지엠도 새 대표 체제로 전환된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오는 6월1일부로 중국 SAIC-GM 총괄 부사장에 임명된다. 후임은 추후 선임될 예정이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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