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현대바이오(048410)가 국내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화이자 '팍스로비드'보다 뛰어난 효능을 낼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2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현대바이오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CP-COV03' 임상시험 2상 계획(IND)을 제출했다.
CP-COV03은 알약 형태의 코로나19 치료제로 구충제에 쓰이는 니클로사마이드를 주성분으로 한다.
니클로사마이드는 그동안 약물재창출 방식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활용됐다. 약물재창출은 다른 적응증으로 허가를 받았거나 임상이 진행 중인 물질을 다른 용도로 개발하는 것을 말한다.
니클로사마이드로 코로나19 치료제를 만드려는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지극히 낮은 체내 흡수율과 짧은 혈중농도 반감기 등의 문제로 성공 사례는 없었다.
현대바이오는 자체 약물전달체(DDS) 기술을 접목시켜 니클로사마이드의 약물재창출 걸림돌인 생체이용률을 최대 43배까지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임상 2상에선 팍스로비드와 마찬가지로 5일간 투약한 뒤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한다. 이와 관련, 현대바이오는 최소 3일간 CP-COV03을 복용한 효과도 지켜볼 방침이다. 임상 이후에는 긴급사용승인 신청이 목표다.
현대바이오 본사(사진=동지훈 기자)
현대바이오는 니클로사마이드가 1958년 이후 꾸준히 사용된 만큼 신약으로 개발된 팍스로비드보다 안전성에서 우월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와 함께 오미크론 변이 대응 측면에서도 팍스로비드보다 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보건연구원 실험 결과 니클로사마이드의 오미크론 대응 효과는 기존 코로나19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보다 약 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 팍스로비드의 주성분 니르마트렐비르의 오미크론 효능이 렘데시비르의 5분의 1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CP-COV03이 팍스로비드보다 월등하게 앞선다는 게 현대바이오 설명이다.
코로나19 표준주 대비 오미크론에서 약 4배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이는 점도 회사 측이 꼽은 강점이다. 국립보건연구원 실험 결과를 보면 CP-COV03 주성분 니클로사마이드의 바이러스 증식을 50% 이상 억제하는 혈중유효약물농도(IC50)는 코로나19 표준주에는 1.75µM이었으나 오미크론에는 오미크론에는 0.46µM으로 나타났다. 오미크론을 억제할 수 있는 효능이 표준주보다 약 4배 높게 나타난 것이다.
현대바이오 관계자는 "개량신약인 CP-COV03은 수십 년 동안 사용됐던 니클로사마이드를 기반으로 한 치료제이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다"라며 "최근 국립 보건연구원 실험에서 CP-COV03은 오미크론 변이에 코로나19 표준주보다 4배 높은 효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CP-COV03은 대한민국의 제약주권 확립을 전 세계에 알리는 제1호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바이오는 이 밖에도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CP-COV03이 글로벌 제약사의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를 앞설 것으로 관측했다. 팍스로비드뿐 아니라 국내외에서 개발 중인 항바이러스제의 경우 막대한 연구개발비가 소요되지만 CP-COV03은 비교적 성분 원가가 저렴하고 대량생산이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현대바이오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항바이러스제가 모두 엄청난 연구개발 비용이 소요되는 신약인 반면 CP-COV03는 가격이 저렴한 구충제 니클로사마이드를 주성분으로 한 개량신약"이라며 "원룟값이 싼 데다 생산면에서도 공정이 신약에 비해 상대적으로 간단해 대량생산도 용이하다"라고 밝혔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