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중국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철강 감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베이징 올림픽을 대비해 조강 생산량을 줄였는데,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 감축 바람이 거세지면서 이를 유지해야 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세계 1위 철강 생산국인 중국의 생산이 줄면서 우리나라 업체들은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가 커진다.
24일 중국 철강 판매 온라인 플랫폼 자오강왕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조강 생산량은 10억3279만톤으로 2020년 10억6477만톤보다 3%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12월 조강 생산량은 8619만톤으로, 전년 동월보다 6.8% 줄었다.
중국은 오는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대기질 관리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 들어 철강 생산을 본격적으로 줄인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앞서 2021년 조강 생산이 2020년을 넘지 말아야 한다는 연간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상반기까지 생산량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자 하반기에 더욱 박차를 가한 것이다.
지난해 세계적으로 철강 수요가 늘면서 주요 국가들의 조강 생산이 일제히 전년 대비 늘어났는데, 중국은 유일하게 감소한 국가이기도 하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2021년 1~10월 세계 조강 생산량은 16억700만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9% 늘었다. 이 기간 한국의 조강 생산량 증가폭도 전 세계와 같은 5.9%를 기록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조강 생산량을 줄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뉴시스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 이후에도 감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면서 중국도 이를 무시할 수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중국 공업신식화부(MIIT)는 철강 1톤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 소비량을 현재 수준보다 2% 축소해야 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에너지 소비 감소가 꼭 철강 생산 감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중국 철강산업은 정부의 탄소 감축 목표에 부응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 산하기관인 야금공업규획연구원은 중국의 올해 조강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2.2% 감소한 10억2000만톤으로 전망했다. 완제품 수요도 내년에 0.7% 줄어 9억4700만톤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중국의 조강 생산이 올해에도 늘지 않으면서 한국 업체들의 실적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철강사들은 지난해에도 꾸준한 수요와 이를 따라오지 못하는 공급 덕에 수익성이 대폭 뛰어 역대급 실적을 거둔 바 있다.
지난해 조강 생산량 또한 코로나19 이전인 7000만톤을 회복한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 철강사들의 연간 조강 생산량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7000만톤을 넘겼으나, 2020년에 코로나19 영향으로 6071만톤에 그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협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2년에는 기저효과 축소로 철강 수요 상승 폭이 둔화할 것으로 보이나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대부분 국가에서 2019년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수요가 기대된다"며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철강 가격이 한풀 꺾이고 있지만, 여전히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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