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새해부터 시멘트 업계의 주가가 꿈틀거리고 있다. 대선 후보들이 주택 공약을 내걸고 있어 시멘트 내수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가격 인상도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유연탄 가격 상승에 억눌렸던 업종이 살아나는 분위기에 시장의 관심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시멘트값 인상과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사진/뉴시스
기업별 주가 상승 폭은 상이했지만 이달 들어 시멘트 업종의 투자심리가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년 하반기엔 유연탄 가격이 급등하면서 제조원가 상승이 불안요소로 꼽혔다. 반면 올해는 급등하는 유연탄에 적극 대응하려는 시멘트 업계의 움직임이 호재로 작용되는 모양새다.
유연탄은 시멘트 제조원가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연료다. 국제 유연탄 가격은 지난 6개월 동안 톤당 80달러에서 200달러 이상 치솟았다. 시멘트 기업들은 시멘트를 판매해도 오히려 손해가 발생한 구조로 이어졌다. 이에 2014년 이후 7년 만인 작년 7월 시멘트 가격을 상승했지만 오히려 유연탄 값이 더 상승하면서 가격 상승분을 희석시켰다.
이에 시멘트 업계는 7개월 만에 다시 시멘트 고시가격을 올리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서 쌍용C&E는 시멘트 판매 고시가격을 톤당 9만3000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레미콘사에 통지했다. 통지한 인상 폭이 받아들여질 경우 시멘트 판매가격은 기존 현재의 가격(7만8000원) 보다 18% 상승한다. 쌍용C&E가 움직이자 다른 시멘트 업체들도 가격 인상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멘트 값 인상은 주가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가격 인상 통지는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이벤트”라고 표현했다. 고시가격이 인상될 경우 회사의 직접적인 영업이익 개선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예로 시멘트 업계 1위 기업인 쌍용C&E가 시멘트의 값을 18% 인상할 경우 올해 회사의 영업이익률 21%까지 오를 수 있다. 이는 인상하지 않은 경우의 이익률(15%)보다도 6%포인트 차이가 발생한다. 강 연구원은 “큰 호재이지만 협상 결과정을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인상 가격폭에 따라 회사의 실적 추정치가 반영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시멘트의 수요량 증가도 기대해볼 대목이다. 시멘트 수요는 2017년 5800만톤에서 점차 줄어 지난해에는 4900만톤으로 떨어졌지만 올해는 반전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의 시멘트 내수 수요(물량)는 5300만~5400만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가격과 수요가 모두 시멘트 업계의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시멘트업계 최선호주로 아세아시멘트를 꼽았다. 그는 “작년 시멘트 관련 종목으로 한일시멘트가 가장 높게 상승했는데, 캐파(Capa) 등을 비교해봐도 아세아시멘트는 현재 시점에서 저평가된 업체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방 업체인 건설사와 레미콘사의 가격 수용, 시멘트사들간 제한적인 출혈 경쟁 등이 시멘트 가격 상승을 위한 전제 조건”이라며 “7만 세대 이상 증가한 주택 착공에 대응하기 위해 원활한 시멘트 공급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 인상은 레미콘삿들과의 추가 협상을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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