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산업, 가업 잇도록 제도 정비할 것"
오세훈 시장, '문래동 기계금속 집적지구' 방문
종사자들 "세금 환수 제도, 영세 업체에 가혹" 호소
오 시장 "옛날 법, 손 봐야 할 때…안 만들어 보겠다"
2022-01-06 18:04:11 2022-01-06 18:04:11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영세한 서울의 뿌리산업이 명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제도 정비를 약속했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은 국내 최대 뿌리산업 거점지임에도 불구하고, 세금이나 임대료 상승 등으로 업체들이 가업 승계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곳이다.
 
오 서울시장은 6일 뿌리산업이 자리잡은 ‘문래동 기계금속 집적지구’를 방문해 운영현황을 점검했다. 오 시장은 가업을 계승하고 있는 기계금속제조업체인 정수메이커, 디에스테크, 상호정밀을 차례로 방문해 현 뿌리산업 현황에 대해 청취했다. 사양화로 가고 있는 뿌리산업은 그동안 기업 고객 위주로 사업을 진행했으나, 이제는 소비자와 접점을 만들며 명맥을 이어갈 방법을 찾고 있다.
 
정수메이커 대표는 “우리 공장은 나무를 다루다가 현재는 시제품 3D 프린팅으로 넘어왔다”며 “가업을 같이 하고 있는 아들과 함께 B2B(기업 대 기업)에서 B2C(기업 대 소비자)로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오 시장은 “작년에 왔을 때는 가업 승계가 안 돼서 큰일이라고 하셨었는데 아드님이 아주 큰 결심 해주셨다”고 격려했다.
 
이어 오 시장은 문래동 기계금속 앵커시설 1호 ‘마이팩토리’에서 열린 뿌리산업 관계자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마이팩토리는 서울시가 뿌리산업 제조공정의 자동화와 문래동 소공인들의 협업을 돕기 위해 설치했다. 이 자리에서 소공인들은 가업 승계를 하면서 세금 등의 애로사항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명성정밀 가업승계자는 “가업(승계) 후에 일정 부분 요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무조건 세금 환수를 하게끔 돼 있다”며 “현재 일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고령층이라 정년이 돼서 그만두면 인력이 줄어드는데, 이를 따지지도 않고 ‘사업 유지를 못했다’라며 세금을 환수하니 영세 업체 입장에서는 가혹하다”고 말했다.
 
이에 오 시장은 “워낙 오래 전에 만들어진 제도이기도 하고 가업 승계라는 것이 사회적인 문제가 어떤건지 잘 모르던 시절에 거칠게 만들어진 법제이기 때문에 이제는 손을 봐야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며 “서울시가 주도가 돼서 안을 만들어보라”고 주문했다.
 
뿌리 산업은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등 공정기술을 활용해 소재를 부품으로, 부품을 완제품으로 만드는 공정산업이다. 금속가공 및 기계제조 관련 소공인 업체 1300여 개가 밀집한 문래동 기계금속 집적지구는 소재부터 완제품 제작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한번에 이뤄지는 국내 최대 규모의 뿌리산업 메카로 꼽힌다.
 
서울시는 2023년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기계금속 앵커시설 2호를 조성 중이다. 숙련된 기술을 보유한 금속가공과 기계제조 관련 도시형소공인을 서울시 명장으로 선정해 지원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가운데)가 6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기계금속 집적지구를 방문해 뿌리산업 종사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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