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철강업계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연말 성과급을 크게 늘렸다. 내년에도 철강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성과를 임직원과 나눠 사기를 높이려는 취지로 보인다.
업계 맏형인 포스코의 경우 지난달 24일 기본급의 16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포스코는 2012년 임금 체계를 개편하면서 다른 기업들처럼 연말에 별도의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다.
포스코의 임금 체계는 상여금 400%와 성과급 800%로 구성된다. 총 1200%를 매달 100%씩 나눠 지급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중 800%는 영업이익이 나지 않으면 지급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처럼 1년에 걸쳐 나눠 배분하기 때문에 연말에 따로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올해 연말 성과급 지급은 이례적인 조치다. 포스코는 지난해 결산이 마무리되면 이달 안에 성과급을 추가 지급할 예정으로, 대략 10~20%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성과급은 개인당 최대 180% 수준이 될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사들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연말 성과급을 크게 늘렸다. 사진/뉴시스
업계 2위 현대제철 또한 지난해 10월 일찌감치 성과급 지급을 마쳤다. 당시 노사 협상에선 기본급 200%에 770만원을 더해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2020년 기본급 150%에 280만원을 더해 지급한 것보다 많은 수준이다.
동국제강 또한 지난달 24일 기본급 300%에 노사화합격력금 200만원을 지급했다. 동국제강 역시 전년과 비하면 성과급이 큰 폭으로 늘었다. 2020년에는 기본급 100%에 자사주 97만7000여주를 직급별로 나눠 지급한 바 있다.
다른 업계와 달리 성과급 지급 수준이 크지 않았던 철강업계가 올해 이처럼 나선 것은 역대급 실적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경우 지난해 1~3분기까지 낸 영업이익이 6조87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이다. 4분기에도 호실적을 내면서 창립 이래 최대인 9조원을 넘어서는 흑자가 기대된다.
현대제철 또한 지난해 3분기까지 1조675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이전 최대 기록이었던 2014년 1조4911억원을 넘어섰다. 4분기를 더한 연간 영업이익은 2조5088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3분기 13년 만에 최대인 298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며 연간 영업이익은 831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호실적을 낸 전년보다 무려 182% 급증한 성과다.
철강업계에서는 지난해 만큼은 아니더라도 올해에도 호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는 최근 조사보고서에서 "지난해 하반기에 접어들며 철강 가격이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내년은 기저 효과 축소로 상승폭은 둔화될 것으로 보이나 회복세는 지속되면서 대부분 국가에서 2019년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수요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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