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감염된 이들의 항체가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자에 비해 1000배 높게 나타난 연구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이 의미 있는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 등 여러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항체를 분류한 분석값이 나와야 한다는 점은 숙제로 지적된다.
2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학교(OHSU)의 연구팀은 백신 접종 후 코로나19에 감염된 26명의 혈액 샘플을 분석한 결과 화이자 백신 기본접종을 마친 대학 직원 52명에 비해 항체가 1000배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돌파감염 이후 나타난 항체와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으로부터 2주 뒤 측정된 항체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연구 결과는 최근 미국 의학협회저널(JAMA)에 게재됐다.
돌파감염은 정해진 백신 접종 횟수를 마치고 2주간의 항체 생성기간이 지난 이후 감염되는 경우를 말한다.
연구팀은 돌파감염 사례가 더 많은 항체를 생성하며 바이러스를 중화하는 데 더 우수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피카두 타페세 OHSU 분자미생물·면역학 조교수는 백신 접종이 있었기 때문에 돌파감염 이후 높은 항체 수준을 보였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이보다 더 나은 면역 반응을 얻을 수는 없다"라며 "이번 연구는 백신 접종 후 돌파감염된 사람들이 슈퍼 면역을 갖는다는 점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공동 저자인 마르셀 컬린 OHSU 의과대학 부교수는 "백신 접종 후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향후 출현하게 될 미래의 변이들에 보호를 보장받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 백신 접종으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항체 수준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관악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에 추가접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 전문가들은 연구 대상자 수가 적은 데도 불구하고 주목할 만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연구 결과에 대해서는 돌파감염 이후 면역이 강화된 것으로 평가했다. 돌파감염이 일종의 백신 추가접종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몸에서 (코로나19를) 앓으면 자연면역이 더 세다는 것"이라며 "이전에 한 번 감염된 사람이 예방접종을 하면 (코로나19 감염 없이 백신을) 두 번 접종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항체가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구 데이터에서 (돌파감염자의) 항체가 높게 나온 것이 사실"이라면서 "대상자가 적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이번 연구 결과는 상당히 주목할 만하다"라며 "돌파감염자는 세 번째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지만 바이러스에 감염돼 항체를 만들어 총 세 번의 백신 접종을 한 셈"이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른바 슈퍼 면역이라고 하는데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생긴 면역은 다양하게 여러 단백에 대한 면역을 보인다"라며 "일종의 부스터샷 역할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변이 바이러스별 중화항체 계산을 따로 해야 이번 연구가 더 큰 의미를 가질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정기석 교수는 "각각 변이의 의한 중화항체를 따로 계산해야 한다"라며 "델타 변이 항체가 있는지, 오미크론 변이 항체가 있는지도 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동시에 오미크론 변이에는 이번 연구와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예측도 제기된다. 연구팀 언급대로라면 백신 접종 후 코로나19 감염으로 항체가 높게 형성된다는 것인데, 오미크론은 백신 타깃 부위의 변이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미크론은 코로나19 백신의 타깃 부위인 스파이크 단백질(돌기 부분)에서 델타에 비해 약 2배 많은 변이를 보유했다고 알려졌다.
김우주 교수는 "백신을 두 번 맞고 감여된 사람이라든지 한 번 감염된 뒤 (백신을) 두 번 맞은 사람이라든지 연구에 나온 샘플로 오미크론 변이와 중화반응을 시키면 결과를 알 수 있다"라며 "다만 오미크론은 변이가 많아 (중화반응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내다봤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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