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등 미국 CEO들 대거 자사주 매도…"주가 고점 신호"
2021-12-10 17:09:38 2021-12-10 17:09:38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미국의 대표 기업 CEO와 창업주들이 대거 회사 주식을 팔아 치우면서, 미국 주식시장이 고점에 이르렀다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조사업체 ‘인사이더스코어’의 발표 내용을 인용해 올해 들어 48명의 CEO가 자사주 매각을 통해 각각 2억 달러 이상을 현금화했고 보도했다. 이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내부자 평균거래의 4배에 달한다. CEO 중에는 구글의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화장품 업계의 억만장자 로널드 로더 등이 포함됐다.
 
올해 가장 많이 자신의 회사 주식을 매각한 이는 머스크다. 머스크는 테슬라 주식 100억달러(약 11조78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98억5000만달러(약 11조6000억원) 상당의 아마존 주식을 팔아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월마트를 창업한 월턴가(家)는 61억8000만달러(약 7조2800억원), 마크 저커버그 메타(옛 페이스북) CEO가 44억7000만달러(약 5조2700억원)를 각각 매도했다. 이들 4명이 매도한 지분의 금액이 전체 내부자 주식 매도액의 37%를 차지했다.
 
S&P 500지수에 포함된 기업 내부자들은 올 들어 11월까지 모두 635억 달러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는 2020년 전체와 비교해도 50% 이상 증가한 액수다.
 
문가들은 기업 내부자들의 대규모 자사주 매도에 대해 주가 고점 신호일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내부자들은 전통적으로 저점에서 사서 최고점에서 팔아왔다는 것이다.
 
WSJ는 “투자자들은 내부자들의 대규모 매도가 더 이상 큰 폭의 주가 상승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예상치 못한 대규모 매물이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미국 주식시장이 상승 랠리를 보이며 주가가 많이 오른 점과 조 바이든 행정부가 투자 이익에 적용되는 세금을 포함해 부자들에게 부과하는 세금을 크게 올릴 것이라는 점도 내부자들의 주식 매도를 부추긴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국 증시의 ‘유동성 파티’가 끝나가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당초 예상보다 빨리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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