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용윤신 기자]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의 여파로 지난달 전산업 생산이 1년6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설비투자도 17개월 만에 가장 크게 줄었다. 소매판매 0.2% 상승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1년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0.8로 전월 대비 1.9%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4월 2.0% 하락 이후 1년 6개월 만의 최대 감소 폭이다.
올해 전산업 생산은 지난 1월(-0.5%) 감소를 시작으로 2월(2.0%), 3월(0.9%)에는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이어 4월(-1.3%)과 5월(-0.2%) 각각 감소했다가 6월(1.6%)에는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후 7월(-0.7%)과 8월(-0.1%)에는 두 달 연속 감소한 바 있다. 9월(1.1%)에는 3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했지만, 지난달 다시 1.9% 줄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생산·투자 등 소비를 제외한 주요 지표들이 전월보다 약화되면서 최근 경기회복 개선 흐름이 다소 멈칫거리는 흐름"이라며 "다만 대체공휴일의 지정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전월 기저 영향이 컸다는 점 등이 있기 때문에 경기흐름을 판단하기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산업 생산은 광공업과 서비스업·건설업·공공행정 모두 감소세를 나타냈다. 광공업은 의약품(3.2%) 등에서 생산이 증가했지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 부품과 완성차 생산이 모두 감소하면서 자동차(-5.1%), 1차금속(-5.9%) 등에서 생산이 줄어 전월 대비 3%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은 지난해 5월 7.7% 감소 이후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또 제조업 생산은 자동차, 1차 금속 등에서 줄어 전월보다 3.1% 감소했다. 생산능력 대비 생산실적을 의미하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1.1%로 전월보다 2.5%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 출하는 화학제품, 의복·모피 등에서 늘었으나 반도체, 자동차 등에서 줄면서 전월보다 2.9% 감소했다. 제조업 재고는 반도체(31.6%), 통신·방송·장비(19.2%), 전자 부품(4.5%) 등에서 늘면서 3.5%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의 경우는 숙박·음식점(4.5%) 등에서 생산이 증가했지만 금융·보험(-2.1%), 전문·과학·기술(-2.5%)에서 감소하면서 전월보다 0.3% 줄었다. 숙박·음식점은 사적모임 제한 완화와 국민지원금 지급 등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0.2% 늘면서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화장품 등 비내구재(-2.1%) 판매가 줄었으나 야외활동 증가로 아웃도어, 겨울의류 판매가 늘면서 준내구재는 2.8%를 기록했다. 이사 철 가전 수요, 이른 한파로 난방 가전 등의 판매가 증가하면서 내구재는 2.2% 늘었다.
설비투자는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4.4%)와 선박 등 운송 장비(-8.7%) 투자가 줄어드는 등 전월 대비 5.4%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5월(-5.7%)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설비투자 감소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 등에 따른 국산·수입 투자 동반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건설기성은 토목(6.8%) 공사 실적이 증가한 반면, 토목(-9.4%) 공사 실적은 줄어드는 등 전월보다 0.8% 감소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감소하면서 2개월째 내림세를 보였다. 앞으로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5포인트 감소하면서 4개월째 하락세를 나타냈다.
어 심의관은 다음달 전망과 관련해 "수출 호조 이어지고 있고 백신 확대 등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어 긍정적인 흐름은 지속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국내 코로나 상황 불확실성, 글로벌 공급망 차질,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이슈 중심으로 하방 압력이 있어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차질 영향이 10월에도 이어졌다"며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자동차 생산이 감소하고 국내외 자동차 생산 차질 등으로 운송장비 투자도 하락하는 등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지속된 점은 아쉽다"고 전했다.
10월 산업활동동향. 표/통계청.
세종=조용훈·용윤신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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