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미국에서 남성과 여성 외 제3의 성별 ‘X’를 표기한 첫 여권이 발행됐다.
미 국무부는 27일(현지 시각) 성명을 내고 “‘X(성별중립)’ 성별 표시가 된 첫 여권을 발급했고 내년에는 이 선택권을 더 폭넓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여권이나 공식 신분증에 ‘M(Male·남자)’ 또는 ‘F(Female·여자)’ 대신 ‘X’으로 표시된 여권이 발행되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국무부는 누가 '성별 X'의 첫 여권을 발급받았는지는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들어 밝히지 않았다.
또한 국무부는 의료기록을 통한 증명을 하지 않고도 자신이 규정한 성별로 여권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전에는 본래 신분증에 표시된 성별을 바꾸려면 개인이 의사로부터 ‘전환 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했지만 앞으로는 의사 소견 없이 개인이 자신의 성별을 선택해 표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무부는 아울러 내년에는 성별 표기와 관련해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외에 10여개국은 이미 여권 성별 표기에 제3의 선택지를 추가하는 여권을 발급하기 시작했다. AFP통신은 캐나다, 독일, 아르헨티나, 인도, 네팔, 파키스탄 등 최소 11개국에서 ‘성별 X’ 여권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제니퍼 스턴 미 성 소수자(LGBTQ) 권리 특사는 이번 조치에 대해 '역사적이고 축하할 일"이라면서 "사람이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반영하는 신분증서를 갖게 되면 더 큰 존엄을 갖고 살아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이것을 성 소수자들의 인권을 긍정하고 증진시키는 방법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조치가) 다른 국가 정부에도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X'로 성별이 지정된 미국 최초의 여권.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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