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액정표시장치(LCD)를 넘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까지 넘보는 중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는 올해에만 애플에 OLED 패널 1500만장을 공급하며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외신을 종합하면 BOE는 올해 애플에 1500만장의 OLED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아이폰에 사용되는 전체 OLED 패널 가운데 10%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중국 IT전문 매체 씨엔베타(CNBETA)는 보도했다.
애플은 기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034220)에 이어 BOE까지 공급망을 다변화했다. 외신 주장대로 라면 BOE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이어 3번째로 큰 애플 공급사가 된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 사진/삼성디스플레이
BOE는 지난 아이폰12부터 애플의 OLED 공급사로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애플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공급에 실패했지만 아이폰12 교체용(리퍼비시) 일부 물량을 따냈다. 물론 교체용 패널이었지만 기술력이 빠르게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BOE는 최근 아이폰13에도 6.1인치 OLED 패널 공급에 성공하며 업계에 놀라움을 안겨줬다. BOE는 이르면 이달 말 최종 OLED 공급 승인을 받을 전망이다.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BOE의 고객사 다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화웨이는 지난해 9월부터 반도체 부품을 구하지 못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 당했다. BOE는 OLED 패널 최대 고객사였던 화웨이의 미래가 불투명해지자 새 고객사 확보에 사활을 걸었고 결국 애플의 패널 물량을 따냈다. 아이폰13에 들어갈 패널은 BOE의 중국 쓰촨성 멘양 B11공장에서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BOE는 올 상반기 아이폰12에 OLED 패널 600만장을 공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달 중에는 1000만장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13에도 BOE의 OLED 패널이 200장에서 최대 500장까지 적용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BOE가 애플의 일부 패널을 담당하는 것은 국내 디스플레이 시장 성장 측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애플이 BOE를 선택했다는 것은 그만큼 기술력이 향상됐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공급사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이미 LCD 시장을 점령한 상황에서 중소형 OLED시장에서도 한국의 뒤를 쫓고 있다.
물론 중국은 삼성디스플레이나 LG디스플레이의 기술력에 미치지 못하지만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BOE는 이미 리퍼비시 일부 물량을 따낸 만큼 내년부터는 신제품 패널도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BOE의 OLED 투자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애플에 OLED를 공급하는 것은 사실 시간 문제였다"며 "분명 BOE의 제품단가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할 테니 애플도 공급사를 다변화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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