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위드 코로나로 경제 활동 제한이 완화되면서 반도체·자동차·정유 업종의 실적 상승이 예상된다. 코로나19 기저효과에 더해 억눌린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조선 등 업종은 수주 실적 상승에도 수익성 개선 흐름이 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4분기 업종별 매출 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반도체(124), 무선통신기기(107), 자동차(104), 정유(102), 이차전지(106) 등 산업이 100을 웃돌았다. 이에 비해 가전(95), 화학(98), 철강(97), 조선(85) 등 업종은 100을 하회했다. BSI는 100(전분기 대비 변화없음)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전분기 대비 증가(개선)를, 반대로 0에 근접할수록 감소(악화)를 의미한다.
반도체 산업은 코로나19로 비대면 시대가 앞당겨지면서 지연된 5G 서비스 본격화,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등의 확산으로 업황 개선이 예상된다. 3분기 창립 이래 분기 최대 매출 역사를 쓴
삼성전자(005930)의 매출 73조원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6조9000억(36.8%)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사업은 파운드리 단가 상승, 물량 증가, 수율 개선의 3박자가 어우려져 영업이익률 10% 이상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정유4사(
SK이노베이션(096770),
S-Oil(010950),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는 고공행진하는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영향으로 수익성이 개선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에 비해 1.17달러(1.5%) 상승한 배럴당 80.52달러에 마감했다. WTI가 80달러를 돌파한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7년 만이다.
정유사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생산비용을 뺀 금액)이 손익분기점인 4~5선을 돌파했다. 지난해 정유4사의 합산 영업손실 합계는 5조979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시현했다. 코로나19로 국제유가와 석유제품 수요가 급락하면서 정제마진도 내내 1달러대에서 마이너스를 오갔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규제 등에 따른 공급 감소가 이어지면서 정제마진은 추세적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며 "에너지 업종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동차 업황도 지난해 기저효과와 코로나19로 억눌린 수요가 터지면서 회복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실적 발목을 잡고 있지만 하반기 이후 생산과 판매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경우 차종의 해외판매가 본격화하고 낮은 재고에 따른 경쟁 완화, 선순환 진입에 기반한 금융법인의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면서 "반도체 수급 문제도 3분기부터 완화되며 정상화가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관측했다.
철강업은 전방산업 호조로 실적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철광석 가격이 50%까지 급락했지만 중국 철강 감산 기조 등의 영향으로 수급 불균형이 이어지면서 가격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회복과 중국의 철강 감산으로 철강 가격은 철광석 가격 급락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중으로 중국은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철강 감산 정책을 유지할 전망”이라면서도 “중국 부동산 규제, 부채 축소, 전력난 등에 따른 철강 수요 둔화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업은 수주 호조에도 실적 회복 흐름이 더딜 전망이다. BNK경제연구원이 지난 7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 국내 조선업계 수주량이 전년 동기 대비 405.2%가 증가한 1366만 표준선환산톤수(CGT)를 기록 2008년(1668만 CGT)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주점유율은 42.2%로 중국에 이어 2위를 달렸다. 다만 후판가격 급등 영향으로 수익성은 악화했다. 국내 후판 유통가격은 지난해 말 톤당 70만원 수준에서 중국 철강재 수출제한 정책 영향에 지난 7월말 톤당 130만원까지 상승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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