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 아닌 향단, 탄핵 당해도 싸"…유승민 반격에 홍준표 '언성'
이재명 겨냥 "대장동 의혹 특검·국조해야" 한목소리
배신자 덫에 갇힌 유승민, 홍준표·윤석열에 반격…탄핵의 강 못 건넜다
2021-09-27 07:05:40 2021-09-27 07:07:06
[뉴스토마토 문장원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3차 TV토론회에서 후보들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규명을 위해 특별검사와 국정조사 도입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배신자 프레임'에 시달리고 있는 유승민 후보는 윤석열, 홍준표 후보에게 반격했고, 이 과정에서 홍 후보의 언성이 크게 높아지기도 했다. 이를 두고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DDMC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3차 TV토론회는 모두발언부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비판하는 내용들로 채워졌다. 홍 후보는 "대장동 비리와 고발 사주가 뭉쳐져 역사상 유례없는 비리 대선이 되고 있다. 대통령이 돼 여야 구별 않고 반드시 모든 비리를 척결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당장 대규모 특별검사팀을 꾸려야 한다. 2016년 말처럼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이재명 후보는 화천대유 게이트에 대해 반드시 특검과 국정조사를 수용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또 대장동 개발 시행사인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은 곽상도 의원 아들 논란에는 "당 지도부가 곽 의원의 탈당을 받아줄 게 아니라 출당·제명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재형 후보 역시 "여야 막론하고 썩지 않은 곳이 없다. 정권교체 넘어 정치교체를 하겠다"고 말했다.
 
원희룡 후보는 '조국 흑서' 저자 중 한 명인 권경애 변호사가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유승민, 원희룡 후보 캠프가 공조하면 가장 좋고, 누구든 뜻이 있는 후보 캠프에서 '화천대유 특별팀'을 꾸리면 좋겠다"고 제안한 것을 언급하며, 유 후보와 윤 후보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유 후보는 "거당적으로 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후보들 캠프도 당연히 거기에 참여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꼭 우리 세 사람만 하기보다는 여기 계신 분들 다 같이 하는 게 맞다"고 답했다. 윤 후보 역시 "당 차원에서 하고 저희 캠프도 제보를 받거나 저희가 분석한 게 있으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원 후보는 "단순히 당이나 검찰 또는 정치권에만 맡겨서는 정권교체의 결정권을 쥐고 있는 부동산 부패의 전쟁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못 따라간다"며 "우리 캠프에서는 이 제안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황교안 후보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소위 '이재명 방지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홍 후보는 "특검을 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모여봤자 강제수사권이 없다"며 "반드시 특검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 역시 "국회 국정조사를 하고 홍 후보가 말한 특검을 최대한 빨리 추진해야 한다"며 "그 결과를 보고 나서 이재명 방지법을 제대로 만드는 게 옳다"고 황 후보 제안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홍 후보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윤석열 후보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두 후보 간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홍 후보는 "화천대유 사건이 이렇게 심하게 된 지가 오래됐는데, 검찰총장으로 있을 때 범죄정보과를 통해서 첩보를 받지 않았느냐"고 따지자, 윤 후보는 "전혀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후 홍 후보가 재차 "범죄정보과를 통해 전국의 범죄 정보를 다 수집하고 총장한테 다 보고한다"고 묻자, 윤 후보는 "홍 후보가 검사하실 때 말씀이신 거 같은데 지금은 시스템이 바뀌었다"고 반박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와 탄핵을 놓고 유승민 후보가 윤석열·홍준표 후보와 날 선 공방을 펼쳤다. 유 후보가 윤 후보에게 "검찰에 있을 때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에서 45년을 구형했는데 지금도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윤 후보는 "유 후보가 잘 모르시는 모양인데, 양형기준표에 따라 했다"고 답했다. 이어 유 후보가 "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하자 윤 후보는 "그 정도 했으면 이제 댁에 돌아가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유 후보가 "45년 형을 살아야 한다고 구형하고 지금은 사면해야 한다는 것이냐"고 따졌고, 윤 후보는 "사면은 정치적 문제 아니냐"고 반박했다.
 
유 후보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놓고 홍 후보와도 충돌했다. 유 후보는 홍 후보에게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춘향인 줄 알았는데 향단이었다', '허접하고 단순한 여자였다. 탄핵당해도 싸다'는 말을 했다"며 "그래놓고 이번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 가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잘못됐다고 했다. 어떤 모습이 진짜 홍준표 후보냐"고 따졌다.
 
그러자 홍 후보는 "국민들이 '박 전 대통령이 춘향인 줄 알았는데 향단이었다'고 생각했다는 뜻이었다. 또 '허접하고 단순했다'고 한 것은 최순실을 보고 한 말"이라고 했다. 이에 유 후보가 "거짓말"이라고 반박했고, 홍 후보는 "가만 있어보라. 거짓말이라고 하면 안 된다"고 언성을 높였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26일 서울 상암동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방송토론회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준표, 안상수, 최재형, 유승민, 하태경, 원희룡, 황교안, 윤석열 후보.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문장원 기자 moon334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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