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결정 시기가 임박하고 중국 헝다 그룹의 파산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정부가 리스크 대응에 만전을 기할 것을 강조했다.
한국은행 역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금융시장 불안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대응 방안을 상시 점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23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하고, 코로나19 등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 실물경제 영향 및 향후 대응 방안 등을 점검했다.
이억원 차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대해 "종합적으로 이번 FOMC 결과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면서도 "향후 테이퍼링 진행 속도 등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0.00~0.25%)로 동결한 바 있다. 하지만 경제가 회복 흐름을 지속한다면 조만간 자산매입 속도를 조정할 것을 시사했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회의 종료 후 이르면 오는 11월 예정된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차관은 "향후 테이퍼링 진행 속도 등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미국 연준의 전망 이상으로 미국의 고용 회복세가 지연되거나 높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경우, 금리인상 시기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급격히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언급했다.
또 "추석 연휴 기간 중 중국 헝다 그룹 파산 우려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는데, 이 같은 신흥국발 위험 요인도 주의 깊게 점검하면서 대비해 나가야 한다"며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와 이에 따른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중국 헝다 그룹과 같은 시장 불안 요인이 갑작스럽게 불거질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억원 차관은 "정부는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경기 회복의 속도, 미국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 통화당국의 정책 기조 동향, 신흥국발 리스크 등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글로벌 위험요인 등이 우리 경제·금융시장에 미칠 파급효과와 대응방향 등도 선제적으로 면밀하게 점검하면서, 금융 시장의 안정과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이승헌 한은 부총재도 상황점검회의를 열며 "중국 헝다 그룹 위기는 국제 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우세하다"며 "하지만 부동산 관련 부채 누증 문제가 현실화된 것인 만큼 헝다 그룹 사태의 전개 상황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도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또 FOMC 회의 결과에 대해서도 "미국 FOMC 결과는 시장 예상과 대체로 부합했다"며 "테이퍼링의 종료 시점이 앞당겨지는 등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23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하고, 코로나19 등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 실물경제 영향 및 향후 대응 방안 등을 점검했다. 사진은 이억원 차관이 이날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기획재정부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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