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자동차 전기·전자장비(전장)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콕 집은
LG전자(066570)가 이번에는 이스라엘 자동차 사이버보안 전문기업을 인수했다. 전장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인수합병(M&A)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는 23일 자동차 사이버보안 분야를 선도하는 '사이벨럼(Cybellum)'의 지분 63.9%를 확보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올 연말까지 일부 주식을 추가로 취득할 예정으로 최종 지분율과 투자금액은 주식매매절차가 마무리되는 올 연말에 확정된다. 사이벨럼의 기업가치는 약 1억4000만달러(약 1700억원)다.
사이벨럼과 2000만달러(약 237억원) 규모의 신주투자계약(SAFE, 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도 맺었다. 해당 투자금액은 2022년 말에서 2023년 상반기 사이에 주식으로 전환될 예정이라 지분율은 추가로 늘어난다.
LG전자 여의도 사옥. 사진/뉴시스
지난 2016년 설립한 사이벨럼은 다양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분석할 수 있는 '멀티플랫폼 분석도구'를 개발하는 등 자동차 사이버보안 관련 취약점을 점검할 수 있는 독보적인 솔루션 역량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이미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비롯해 자동차 부품 회사, IT솔루션 기업과 협업하며 자동차 사이버보안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번 인수를 발판으로 앞으로 최근 자동차 산업에서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보안 영역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현재 자동차 부품 설계, 개발, 운행 등 라이프사이클 전반에서 사이버보안이 자동차의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의미가 크다.
차세대 자동차는 수많은 구성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복잡한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어 사이버보안의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네트워크 연결이 필수인 커넥티드카 시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자동차 사이버보안의 국제 기준은 강화되고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자동차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사업경쟁력을 조기에 갖추고 인포테인먼트, 텔레메틱스 등 전장사업의 보안체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사이벨럼 인수를 결정했다. 앞으로 사이버보안을 강화하는 세계 각국의 규제와 글로벌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 급성장하고 있는 자동차 사이버보안 시장을 조기에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김진용 LG전자 자동차부품솔루션(VS) 사업본부 부사장은 "자동차 부품 사업에서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점차 커지면서 사이버보안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며 "이번 사이벨럼 인수는 미래 커넥티드카 시대를 체계적으로 준비해 온 LG전자의 사이버보안 경쟁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LG전자는 전장사업을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파워트레인(전자동력장치), 차량용 조명 등 3개 축으로 재편하며 미래사업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사이벨럼의 사이버보안 역량을 활용하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신뢰도 높은 부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혁신 파트너'라는 전장사업 비전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최근 LG전자는 잇따라 M&A를 성사하며 전장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7월 전기차 파워트레인 사업경쟁력과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함께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한 게 대표적이다.
파워트레인 분야의 통합시스템 설계, 검증 등 엔지니어링 역량을 보유한 마그나와 협력을 통해 전기차 파워트레인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의도였다. 마그나는 물론 마그나의 고객사로부터 신규 수주를 기대할 수 있게 돼 조기에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렸다.
앞으로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은 전기차에 들어가는 모터, 인버터 등 전기차 파워트레인을 구성하는 부품, 구동시스템(모터·인버터·감속기가 모듈화된 형태), 차량 탑재형 충전기 등을 연구·개발하고 생산·판매한다.
차량용 조명 시스템 분야에서도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2018년 8월 차량용 조명 시장의 선두기업인 오스트리아 자동차 부품 회사 ZKW를 인수했고 2019년 말에는 사업 효율화를 위해 VS사업본부 산하 헤드램프 사업을 ZKW에 통합했다.
자동차 부품 사업의 포트폴리오 강화는 물론 차세대 융복합 제품 개발 등을 통해 미래 자동차 부품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ZKW 인수 카드를 꺼내들었다. 특히 리어램프 중심이었던 자동차용 조명 사업을 ZKW 인수를 통해 헤드램프를 포함한 전 영역으로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ZKW는 자동차용 핵심 조명 부품인 헤드램프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으로 BMW, 벤츠, 아우디, 포르쉐 등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양사 간 시너지 창출을 위해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와 연계해 자율주행 분야 차세대 제품 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다. 단순 조명 기능을 넘어 자율주행 카메라를 비롯한 센서 및 차량용 통신으로부터 받은 다양한 정보나 경고를 고해상도로 노면에 표시해 주는 인텔리전트 라이팅 솔루션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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