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서윤 기자] 정부와 한국전력이 23일 4분기(10~12월)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발표한다. 최근 발전 연료비 상승과 한전 적자 등을 고려하면 4분기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반면, 인플레이션 우려 등 서민경제의 부담도 만만치 않아 인상률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다음 달 1일부터 적용하는 4분기 전기요금을 23일 오전 한전 홈페이지에 공고한다. 한전은 올해부터 전기 생산에 들어가는 연료비를 전기요금에 3개월 단위로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하고 올해 1분기 kWh당 3.0원 내린 바 있다.
또 연료비가 뛰면서 전기요금이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한전은 지난 2·3분기 전기료 인상을 유보했다. 이는 서민 부담을 우려한 정부의 결정이었다. 현행 체계는 전기요금을 조정하려면 정부로부터 최종 인가를 받아야 한다.
4분기 전기요금은 6~8월 연료비를 토대로 결정된다. 문제는 연료비에 시차를 두고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를 비롯해 실제 전력생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이 기간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점이다.
전력용 연료탄은 지난 5월 톤당 100달러선에서 8월 175달러까지 치솟았다. 두바이유도 올해 초 60달러대 초반에서 6월 이후 대체로 7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전의 적자가 쌓이는 점도 고려할 부분이다. 고유가로 한전의 2분기 연료비와 전력구입비가 전년보다 1조2868억원(8.1%) 증가했지만 전기요금은 올리지 못해 전기판매수익은 1.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로 인해 한전은 2분기 7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정부는 한전과 6개 발전자회사가 올해 4조원 상당의 적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점은 인상의 걸림돌이다. 전기요금 인상은 전반적인 물가를 자극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서민경제 어려움을 가중할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요금을 올리더라도 조정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분기별 조정 요금은 최대 kWh당 5원 범위 내에서 직전 요금 대비 3원까지만 변동할 수 있다. 만약 4분기에 kWh당 3원 인상된다면 월평균 350kWh를 사용하는 주택용 4인 가구의 전기료는 매달 최대 1050원 오르게 된다.
22일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4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가 23일 오전 한전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된다. 사진은 전기 계량기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서윤 기자 tyvodlo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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