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KT(030200)가 글로벌 데이터 기업 엡실론을 인수했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의 일환으로 글로벌 데이터 산업에 뛰어들기 위해서다. 이번 엡실론 인수는 구현모 KT 사장 취임 후 처음 단행된 대규모 해외 투자 사업이다.
(왼쪽부터)구현모 KT 대표, 이안 구옥 쿠옥그룹 회장, 앤드류 조나단 스톤패밀리 스톤 매니징 파트너가 엡실론 SPA를 체결하고 원격회의 시스템을 통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T
KT는 지난 8일 말레이시아 쿠옥(Kuok) 그룹이 보유한 글로벌 데이터 기업 엡실론(Epsilon Global Communications Pte. Ltd) 지분 100%를 1억4500만달러(한화 약 17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를 통해 KT는 지난해 약 72조원에서 오는 2025년까지 약 10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데이터 시장에 뛰어들게 된다.
KT 관계자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글로벌 데이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고객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관련 인프라와 기술력을 보유한 엡실론을 인수하기로 했다"며 "엡실론의 세계 네트워크·영업 거점·기술력과 KT의 글로벌 정보통신기술·세일즈 역량·국내 B2B 고객 기반이 결합하면 양사 간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엡실론은 지난 2003년 런던에 설립된 데이터 전문 기업이다. 세계 20개 국가 41개 도시에 260개 이상의 해외 분기 국사(PoP, Point of Presence)를 보유하고 있고, 런던·뉴욕·싱가포르에 3개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엡실론은 미국·유럽·아시아 등 전 세계 통신사와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PoP에 기반을 둔 본사-지점 연결 글로벌 데이터 서비스와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연결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KT는 엡실론 인수로 기존 아시아 중심에서 유럽과 미국 등까지 글로벌 데이터 인프라 제공 지역을 확대 할 수 있게 됐다. 미국·유럽에 진출한 국내기업과 아시아로 진출해 오는 북미·유럽 출신의 해외기업을 새 고객으로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KT는 엡실론을 통해 IT 플랫폼 솔루션·데이터센터·해저광케이블 인프라 등 글로벌 통신의 필수 분야 기업에 대한 전략적 인수·합병(Bolt-on M&A)을 추진할 계획이다.
구현모 KT 대표는 "지금까지는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본사와 해외 지사 간 데이터 연결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많은 불편이 있었으나, KT가 세계에 서비스 거점을 보유한 엡실론을 인수해 글로벌데이터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대한민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세계 글로벌데이터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아시아 최고의 디지코 기업으로 도약해 KT의 기업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KT의 이번 엡실론 인수는 대신증권의 자회사인 대신프라이빗에쿼티(대신PE)와 공동투자로 진행됐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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