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비용 효율화를 위해 점포를 줄여왔던 카드사들이 다시 점포를 늘리고 있다. 신용판매 및 카드대출 등 기존 사업에서 수익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자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국내 점포수는 194개로 전년 동기 대비 9.6% 늘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2.6% 증가했다.
우리카드가 점포수 증가를 견인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동기 대비 13곳 늘어난 44개의 점포를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경기 4곳, 서울 3곳, 대전·대구·부산·경남·경북·충북·충남 등에서 각각 1곳씩 늘었다. 전북에 있던 점포 1곳은 사라졌다. 늘어난 점포의 대다수는 할부금융 영업을 전문으로 하는 캐피탈 점포였다.
우리카드는 상반기에 지역센터 4곳도 신설했다. 서울, 부산, 대전, 경기 등 지역 거점에 마련됐다. 기존 영업소 내에 설치돼 신규 점포로 집계되진 않지만 영업소와 캐피탈 점포를 통합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롯데카드도 전년 동기 대비 5곳 늘어난 23개의 점포에서 영업을 진행 중이다. 신설된 점포는 경기 2곳, 전라·광주·대구·경상 등에서 1곳씩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대전에 위치한 점포 1곳은 폐쇄됐다. 지역별 영업 전략을 재편하면서 점포수가 증가했다는 입장이다.
현대카드도 서울에서 점포가 1곳 늘었다. 총 점포수는 32곳을 기록했다. 나머지 카드사들은 지난해와 비슷한 점포수를 유지했다. 신한 28곳, 국민 39곳, 하나 8곳 등이었다. 삼성카드는 2곳 줄어든 20곳으로 확인됐다.
카드사의 점포수 증가 흐름은 그간의 전략과 배치된다. 수년간 카드사들은 점포수를 계속 줄여왔다. 실제 2019년까지만 해도 200개의 점포를 넘어섰지만 지난해 말에는 189개까지 점포가 축소된 바 있다.
다시 카드사들이 오프라인 점포를 확대하는 것은 사업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되고 가맹점 수수료까지 위축되면서 대출 및 신용판매 수익이 하락할 것으로 점쳐진다. 당국은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2금융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강화도 검토 중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신규 수익원을 창출하고자 점포 확대에 돌입한 것이다.
해외 점포 확대도 같은 맥락이다. 국민카드는 지난해 동기 대비 해외점포수 140곳 확대했다. 현재 미얀마,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4개 국가에서 143곳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인도네시아, 태국 등 신규 진출 국가에서 영업을 확장하면서 점포수가 급증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수수료 인하로 인해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적자가 발생하는 상황"이라며 "카드사들이 수익 다변화를 위해 해외 진출, 할부금융 취급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면서 오프라인 점포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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