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운명의 날, 삼성그룹주 '긴장'…외인·기관 가석방 베팅
가석방 여부앞두고 변동성 확대, 돌아온 외인 삼성 매수
증권가 "대형 M&A 위해선 총수 필요"
2021-08-09 15:52:38 2021-08-09 15:52:38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가석방 여부 결과를 앞두고 삼성그룹주의 주가도 긴장감이 맴돌았다. 역대급 분기 실적 달성에도 꿈쩍하지 않던 삼성전자 주가는 ‘7만전자’에서 ‘8만전자’까지 올라섰다. 최근 매수 주체는 외국인과 기관으로 사실상 가석방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8만1500원에 보합 마감했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 심사 소식에 삼성전자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된 모습이다. 장 초반 8만900원까지 하락하던 주가는 1시간 뒤인 10시쯤부터 8만2300원까지 올라섰다. 이후 8만1700원대 횡보세를 나타냈지만, 오후 들어 상승 폭을 축소시켜 전거래일과 같은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달(30일, 7만9300원)까지 ‘7만전자’에 머무른 이후 이달부터 주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2일과 3일, 4일에는 각각 1.02%, 2.65%, 1.84%씩 상승했다.
 
이날 그룹주의 주가는 등락이 엇갈렸다. 삼성증권과 삼성SDI는 소폭 상승한 반면 호텔신라, 삼성물산, 삼성전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은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중공업, 삼성에스디에스, 삼성엔지니어링 등은 동반 보합세로 장을 마감했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 여부가 금일 결정 예정인 가운데 단기적으로 삼성그룹 관련 기업들의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주가를 매수한 주체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기관과 외국인 모두 순매매 1위로 삼성전자를 이름으로 올렸다. 각각 7708억원, 9429억원씩 사들였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달 16일 이후 12거래일간 연속으로 삼성전자를 팔아치우다 다시 삼성전자를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순매도를 멈췄다. 이 외에도 외인은 삼성SDI, 삼성전자 우선주, 삼성전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을 집중 매수하면서 모두 상위 종목에 걸었다.
 
삼성물산의 경우에도 외인과 기관은 줄곧 매수를 나타내고 있다. 기관은 지난달 21일 부터 5일까지 단 하루를 제외하고 11일 거래일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도 지난달 27일부터 8거래일간 연속 순매수했다. 
 
시장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가능성이 커지면서 삼성전자와 물산 등 그룹의 막대한 투자가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부회장이 가석방을 통해 경영 현장에 복귀하게 되면 삼성전자 입장에선 미뤄둔 대형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에 속도를 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총수의 복귀는 대규모 투자와 연결된다”면서 “한화그룹의 삼성그룹과의 빅딜과 SK하이닉스의 46조원 투자발표, CJ의 전략발표는 모두 그룹 총수의 사면 혹은 가석방 이후 발표됐다”고 강조했다. 최 연구원은 “이 부회장의 가석방이 결정된 이후 대규모 투자와 M&A 등 굵직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의 실적에 대한 성과는 이제 당연한 연례 행사가 된 가운데 주가 상승을 위해선 인수합병(M&A)이나 그동안 삼성이 잘 했다고 할 수 없는 분야에서 성과가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부회장의 가석방 여부를 결정하는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심사위)가 이날 오후 2시쯤 정부과천청사에서 8·15 가석방 대상자 심사가 진행됐다. 서울구치소에서 복역 중인 이 부회장은 지난달 말로 형기 60%를 채운 것으로 알려져 이번 심사 대상에 올랐다.
 
심사위 논의는 통상 3~4시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위가 가석방 대상자를 추리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결재로 확정된다. 8·15 가석방은 오는 13일 이뤄진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이 최종 결정된다면 재수감된 지 207일 만에 재차 석방되는 셈이 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여부가 9일 결정된다.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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