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골프가 2030 젊은층으로까지 확산이 되면서 산업계에도 '골프 열풍'이 불고 있다. 골프 용품과 의류가 백화점의 주력 상품으로 부상했고 TV에서는 채널마다 골프를 주제로 한 예능 프로그램이 등장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카카오(035720)도 적극 올라타는 기세다. 그간 스크린골프, 골프장 예약 등 골프 시장에서 점차 영향력을 키워온 카카오VX는 골프를 발판으로 스포츠의 디지털 트랜스포매이션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지난달 26일
카카오게임즈(293490)는 자회사 카카오VX가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2017년 카카오VX가 카카오게임즈의 자히사로 편입된 이후 최대 규모 투자다. 업계 일각에서는 스크린골프 시장 1위인 골프존까지도 위협할 수 있는 공격적 행보라고 진단했다.
투자목적회사 벨벳제1호 유한회사를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진행되는 이번 투자를 통해 카카오VX는 기존 주력 사업인 △스크린골프 사업 강화 △골프 예약을 뛰어넘는 디지털 골프 플랫폼 확장 등은 물론 IT 기술을 접목한 한국형 피트니스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최근의 사업 성과도 나쁘지 않다. 지난 4일 공개된 카카오게임즈의 2분기 경영 실적에 따르면 카카오VX가 견인하는 기타 매출은 2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VX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발생한 골프 특수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골프 열풍의 한 축이 MZ세대의 유입인 만큼 이들을 공략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프렌즈 스크린'에서 가장 유명한 이벤트인 '명랑운동회'가 대표적이다. 명랑운동회는 스코어와 상관없이 행운 순위에 해당하는 이용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대회로 8월 한 달 간 진행된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해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은 캐디백, 숄더백, 아이언커버 이외에 골린이 전용 경품, 에센셜 키트 등 초보 골퍼들을 위한 시상품들이 다수 준비돼 있다.
지난달부터는 JTBC에서 방영되는 골프 예능 '세리머니 클럽'의 제작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 5월 론칭한 골프 연습장 '프렌즈 아카데미'에서 촬영을 지원, 카카오프렌즈 골프 용품도 자연스럽게 노출하며 브랜드 및 상품 인지도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카카오VX는 JTBC의 골프 예능 '세리머니 클럽'의 제작 지원을 하고 있다. 사진/카카오게임즈
이처럼 골프 영역에서 다진 역량을 기반으로 카카오VX는 스포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모회사 카카오게임즈도 적극 힘을 보탠다. 최근 인수를 완료한 세나테크놀로지의 장비를 활용, 스포츠와 헬스케어 서비스를 연계한 사업 시너지를 창출할 예정이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지난 4일 진행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게임이란 게 스포츠에서 왔기 때문에 게임이 스포츠로 확장하는 것은 게임의 원래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라며 "스크린골프가 게임이 스포츠로 확장하는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카카오게임즈는 골프를 시작으로 스포츠 전체 영역의 디지털 전환을 이뤄갈 것"이라며 "세나의 장비가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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