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김승연
한화(000880)그룹 회장이 취임 40주년을 맞았다. 김 회장은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100년 기업 한화를 향해 나가자"고 말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한화그룹
1일 한화그룹은 이날 김 회장이 취임 40주년을 맞았다고 밝혔다. 재계 역사에 기록될 취임 40주년이지만 코로나19 방역으로 엄중한 상황임을 고려해 특별한 행사 없이 내일 아침 사내 방송으로 기념식을 대신한다는 방침이다.
◇재임 40년간 한화그룹 총자산 288배, 매출 60배 증가
김 회장은 지난 1981년 7월 아버지 김종희 한국화약그룹(현 한화그룹)회장이 갑자기 타계하면서 29세 나이로 경영권을 승계했다. 취임 후 석유화학, 금융, 건설, 방산, 에너지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그룹 외연을 넓혔다. 그 결과 한화그룹의 총자산 7548억원에서 217조원으로 약 288배, 매출액 1조1000억원에서 65조4000억원으로 60배 늘었다.
한화그룹 성장사의 핵심에는 인수합병(M&A)가 있다. 김 회장은 지난 1981년 취임 직후 제2차 석유파동의 불황 속에서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 인수로 대한민국 석유화학을 수출 효자산업으로 키웠다.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 직후인 2002년엔 적자를 지속하던 대한생명을 인수해 자산 127조원의 우량 보험사로 키웠다. 지난 2012년 파산했던 독일의 큐셀을 인수해 글로벌 1위 태양광 기업을 만들었다.
지난 2015년엔 삼성의 방산과 석유화학 부문 4개사를 인수하는 빅딜로 경제계를 놀라게 했다. 사업 고도화와 시너지 제고를 통해 방산 부문은 명실상부 국내 1위로 도약했고, 석유화학은 매출 20조원을 초과하며 한화는 재계 7위의 그룹으로 도약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약진도 눈에 띈다. 한화는 지난 1981년 당시 7개에 불과했던 해외거점은 469개로 증가했고 미미했던 해외 매출은 지난해 기준 16조7000억원까지 확대되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김 회장은 “둥지만 지키는 텃새보다는 먹이를 찾아 대륙을 횡단하는 철새의 생존본능을 배우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방위 사업에서는 K-9 자주포와 레드백 장갑차 등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해외 수출에 나서고 있다. 에너지 사업은 미국·유럽·일본 등 주요 선진국 태양광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사람 중심의 경영 철학 ‘신용과 의리’
김 회장의 경영활동 전반에 녹아 있는 경영 철학은 ‘신용과 의리’다. 한화는 김 회장의 사람 중심 경영철학에 따라 수 많은 M&A 속에서도 불협화음 없이 항상 더 큰 도약을 이뤄냈다.
또 김 회장은 천안함 희생자에 대한 예우를 다해 유가족의 채용을 결정한 바 있다. 김 회장은 미국 해군정보국 정보분석가로 일하다 국가기밀 유출 혐의로 미국 정부에 수감된 로버트 김을 남몰래 지원한 것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 외에도 IMF 당시 매각 대금을 줄여서라도 직원들의 고용 보장을 최우선했던 일화, 이라크 건설 현장 직원들을 위한 광어회 공수, 플라자호텔 리모델링 시 전 직원 유급휴가 등은 김 회장의 신용과 의리를 대표하는 사례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진으로 치료 중인 임직원에게 쾌유를 기원하는 난과 메시지를 남몰래 보내온 일이 알려지기도 했다.
◇100년 기업 한화를 위한 새로운 도약 나서
김 회장은 지난 40년의 도약을 발판 삼아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미래 산업은 항공 우주, 미래 모빌리티와 친환경에너지, 스마트 방산과 디지털 금융 솔루션 분야다.
항공 우주 분야는 올해 초 그룹 내 우주 산업을 총괄하는 조직 '스페이스허브'를 출범했다. 한화는 도심항공교통(UAM) 분야에서도 미국 오버에어사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와 연구 개발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그린수소 에너지 분야에서도 효율을 높인 수전해 기술 개발, 수소 운반을 위한 탱크 제작 기술 확보 등 다가올 수소 사회에 가장 앞서 준비하고 있다. 최근 수소 혼소 가스터빈 개조회사를 인수해 친환경 민자발전사업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방산 분야에서는 첨단 기술 적용 및 무인화 등 지속적 연구 개발을 통해 스마트 방산으로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금융계열사들은 앞다퉈 디지털 금융으로의 전환에 나서고 있다. 최초의 디지털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을 비롯해 다양한 디지털 솔루션을 기반으로 금융 생활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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