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이산가족 화상 상봉 추진이 남북 뿐만 아니라 북미 관계 개선에도 실효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화상 상봉이 성사될 경우 북한은 북미 이산가족 상봉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미국과의 교착 상태 국면을 다소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미국의 이산가족 상봉 제안에 북한이 호응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남북 간 화상 상봉의 성공 여부가 향후 북미 간 상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30일 외교가에 따르면 정부가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할 경우, 화상 방식으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앞으로 이산가족 화상 상봉에 대한 남북 간 협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추석 화상 상봉 추진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에서 북한과 협의가 시작되면 이산가족 화상 상봉 문제가 최우선 의제에 포함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통일부는 남북 협의 의제를 정리 중이다. 1차적으로 30개 가까운 목록을 정리 중인데 이산가족 상봉을 포함한 기존 합의 이행 문제 등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이산가족 상봉 추진 시기에 대해 "경우에 따라 9월에 추진해야 하겠다고 판단하면 앞선 순위에서 협의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화상 상봉 체계는 구축돼 있어 대면 상봉이 아니라면 그렇게 긴 시간이 많이 필요한 절차는 아닐 것 같다"고 전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취임 이후 "직접 방문이 쉽지 않다면 화상을 통한 상봉이라도 했으면 좋겠다"며 일찌감치 화상 상봉 추진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장관은 이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도 "영상회담, 안심 대면회담 등 코로나 상황에서도 남북 대화가 가능하도록 남 간 대화 시스템을 조속히 완비해 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산가족 상봉은 대표적인 인도적 교류·협력 사업이다. 미국은 연방하원에서 '북미 이산가족 상봉' 법안과 결의안을 가결시켰고 이제 상원 의회 통과만 남았다. 상원에서도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은 만큼 미국의 이산가족 상봉 추진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관건은 미국의 제안에 북한이 호응할지 여부다. 북한에서도 미국과의 교착 상태를 풀기 위해 미국의 제안을 고민해 볼만 하지만 당분간은 성사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북 이산가족 화상 상봉의 성공 여부가 향후 북미 간 상봉 추진에도 영향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북한의 방역 지침이 강화된 만큼 화상 방식의 이산가족 상봉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남북의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되면 처음으로 실시되는 화상 상봉이기 때문에 진행 과정에서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성공할 경우 향후 북미 간 이산가족 상봉까지 추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우리 교포들 중에 이산가족이 꽤 있다"며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이산가족 상봉이 의미가 있고 여기에서 성과가 나오면 북미 간에 이산가족 상봉까지 추진할 수 있다. 북미 관계에서 (이산가족 상봉이)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18년 8월 북한 금강산이산가족면회소에서 이산가족 단체상봉이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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