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중국 누리꾼들이 코로나19 기원 2단계 조사와 관련 미국 실험실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코로나19 기원 추가 조사에 중국 실험실을 포함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에 반발한 것이다.
19일 환구망 등에 따르면 중국 누리꾼 50여만명은 위챗과 웨이보 등을 통해 연대 서명한 뒤 WHO에 국제 사회가 아직 조사하지 않은 미군 포트 데트릭 실험실도 코로나19 기원 조사에 포함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포트 데트릭 실험실은 1969년 이전 생물 무기 프로그램의 중심이었으며 에볼라 같은 치명적 질병을 다루는 곳이었다. 하지만 2019년 7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명령으로 폐쇄됐다.
중국 누리꾼들은 WHO에 공개서한에서 "우리는 포트 데트릭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향후 전염병 확산을 예방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WHO는 위험한 바이러스나 생화학무기를 연구하는 실험실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에볼라 등 강력한 바이러스를 보관 중인 포트 데트릭 실험실을 주목했다면서 "이 실험실에 보관 중인 바이러스 중 하나라도 유출되면 전 세계가 심각한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 실험실은 과거에 탄저균을 도둑맞는 등 적지 않은 문제가 있었고 2019년에도 유출 사고가 있었는데 국가 안보를 핑계로 자세한 정보 공개를 꺼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쩡광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유행병학 수석과학자는 "WHO 전문가들이 방중 당시 우한 연구소의 코로나19 기원설에 대해 이미 평가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의심은 배제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바이러스의 연구소 유출설은 여전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연구소를 추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WHO는 지난 1월 우한에 전문가들을 보내 화난 수산시장, 바이러스연구소 등을 조사했다. 이후 박쥐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중간 숙주를 거쳐 사람으로 전파됐다는 가설에 무게를 두면서 '실험실 기원설' 가설은 가능성이 작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번에 중국 누리꾼들이 WHO에 포트 데트릭을 조사해달라는 공개서한을 보낸 것은 서구의 정치인들과 언론이 근거도 없이 중국을 코로나19 사태의 주범으로 몰아세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기원 조사팀의 마리온 코프만스(오른쪽)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코로나19 대응전문가 패널인 량완녠(왼쪽) 칭화대 교수가 지난 2월 우한의 기자회견장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WHO 전문가들은 이 자리에서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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