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지난 1월 미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차단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페이스북 등 회사를 상대로 소송전에 나섰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CNN방송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당하게 검열받았다"며 페이스북·트위터·유튜브 및 회사 대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침묵을 강요하고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행위 등을 끝낼 것을 요구한다"며 소송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소송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액수 미상의 손해배상과 함께 미국 '통신품위법'(CDA) 제230조 위헌 선언, 계정 복원 등을 요구했다.
1996년 제정된 CDA 제230조에 따르면 SNS 회사는 음란 콘텐츠나 자사 기준을 위반한 게시물을 삭제할 수 있으며, 사용자가 올린 게시물에 대해 면책 특권을 갖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몇몇 정치인들은 SNS 회사들이 해당 조항을 남용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송에서 이들 회사가 계정을 정지시키는 건 종교·언론·출판·집회 자유 등을 보장한 미국 수정헌법 제1조 위반이라고도 주장했다.
앞서 페이스북 등은 지난 1월6일 지지자들의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 계정을 정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정 선거를 주장하며 가짜뉴스를 퍼트려 지지자들의 폭력을 선동한다는 이유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송을 낸 플로리다 주는 지난 5월 소셜미디어에서 계정이 정지되거나 삭제된 정치인이 이들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낼 수 있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킨 곳이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법에 대해 플로리다의 한 연방판사는 지난주 미국 수정헌법 1조 표현의 자유, 통신품위법 230조와 충돌한다는 판단에 따라 시행을 막는 등 헌법, 현행법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소송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CNN은 봤다.
에릭 골드먼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대 법대 교수는 수십년간 인터넷 회사를 상대로 계정 해지 관련 소송이 있었지만, 아무 소득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관심을 얻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했다.
페이스북·구글·트위터는 소송 제기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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