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미얀마법인 손실 급증
회수불가능 채권 증가 탓…충당금 적립 규모도 확대
2021-05-20 14:02:09 2021-05-20 14:02:09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지난 1분기 카드사가 운영 중인 미얀마 법인의 손실폭이 일제히 확대됐다. 군부 쿠데타 사태에 코로나19 확산까지 겹치면서 회수 불가능한 대출이 급증한 탓이다.
 
20일 업계 및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미얀마에 위치한 카드사 해외 법인들의 실적이 감소했다. 신한카드의 미얀마 법인 '마이크로파이낸스'의 1분기 당기순손실은 1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3억원 순익을 시현했다. 작년 한 해 순익이 2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해도 단기간 손실이 급증했다. 신한카드 측은 신규 영업이 어려워진데다 손실에 대비해 충당금 적립 규모가 확대되며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카드의 미얀마 법인 '미얀마투투파이낸스' 실적도 하락세다. 1분기 순이익은 7억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33.3% 줄었다. 우리카드도 앞서 치안이 불안정한 지점의 신규 영업을 중단한 바 있다. 다만 쿠데타 사태 본거지인 수도 '양곤'에서 거리가 떨어진 도시 '만달레이'에 위치해 상대적으로 손실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7년 미얀마 양곤에 사무소를 차린 국민카드는 법인 전환 전이어서 손실이 별도로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쿠데타가 장기화하면서 법인 전환에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 3개월째 미얀마 군부와 시민 간 유혈 사태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미 미얀마 전역에서 800명의 시민이 쿠데타 여파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회수가 어려운 대출 채권이 당분간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철수나 주재원 국내 복귀가 결정되면 실적은 더 악화할 수 있다.
 
반면 미얀마를 제외한 다른 해외 법인 실적은 선방했다. 신한카드의 베트남 법인 '신한베트남파이낸스'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5% 신장했다. 인도네시아법인 '신한인도파이낸스'도 6억8000만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다.  
 
국민카드의 캄보디아 법인 'KB대한특수은행'의 순익은 2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무려 57배 증가했다. 인도네시아 법인 'KB파이낸시아멀티파이낸스'에선 분기 첫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1월 지분을 인수한 태국 자회사 'KB제이캐피탈'도 14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이들 카드사는 코로나 확산 속 디지털 역량을 고도화한 게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고 판단했다. 신한카드는 해외 법인에 비대면 대출 플랫폼을 구축하고 디지털 신용평가제 등을 도입했다. 국민카드도 캄보디아 법인에 모바일 앱 시스템을 확장 구축한 바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코로나 영향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관련 시스템 도입으로 실적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정보기술 시스템 개발 등 본사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이익이 늘었다"며 "전속 시장 확대를 비롯한 현지 전략적 파트너와의 유기적 협력 관계 강화, 현지화한 마케팅 및 홍보 전략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것도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쿠데타 사태 여파로 카드사들의 미얀마 법인 실적이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사진은 미얀마 양곤에서 반 쿠데타 시위대가 시위 중인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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