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우리나라 검찰과 말레이시아 경찰이 공조해 국제 마약 조직을 적발하고, 50억원 상당의 마약류를 압수했다.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부장 신성식)는 말레이시아 경찰이 지난달 초순 쿠알라룸푸르에서 필로폰 밀조시설과 다국적 조직과 연계된 국제 마약 밀매단을 적발해 13명을 검거하고, 필로폰 12.2㎏과 케타민 64㎏ 등 도매가 54억2000만원 상당의 마약류를 압수했다고 1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2018년 12월부터 1년간 국내에서 말레이시아발 필로폰 밀수입이 약 40㎏으로 급증하자 현지 경찰청·관세청을 방문해 적극적인 대응을 요청하고, 쿠알라룸푸르공항에 전신 이온스캐너 10대를 도입해 한국행 수하물 검색을 대폭 강화했다. 그 결과 2020년에는 말레이시아발 필로폰 밀수입이 3.6㎏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국제특송화물 등을 이용한 말레이시아발 필로폰의 국내 반입이 1월부터 3월에만 16.4㎏으로 다시 증가하자 검찰은 세관과 합동으로 말레이시아발 우편물의 검색을 대폭 강화화고, 현지 경찰에 국내 수사 과정에서 취득한 발송인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해 현지 제조책, 밀수책에 대해 수사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대검으로부터 받은 정보를 토대로 즉시 수사에 착수했고, 지난달 6일부터 8일까지 쿠알라룸푸르공항 등지에서 뉴질랜드와 인도네시아 조직과 연계된 국제 마약 조직원 13명을 체포하고, 필로폰 제조공장을 적발했다. 이번 수사에서 필로폰 12.2㎏, 케타민 64㎏, 엑스터시 225정 등이 압수됐다. 이는 현지가로 15억1000만원, 국내 도매가를 적용하면 54억2000만원 상당에 달한다.
현지 경찰은 대검 측에 수사 결과와 함께 정보 제공에 대한 감사서한을 발송했으며, 해당 사건은 현지 주요 언론에도 보도됐다.
이번 공조수사로 말레이시아 경찰이 검거한 조직원 13명 중 1명은 지난 1월 인천지검이 적발한 필로폰 8.2㎏과 2월청주지검이 적발한 7.6㎏의 발송책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동남아시아 주요 마약 거점으로 대량 유입국인 태국에 우리 수사관을 파견해 국내외 합동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중 태국 수사관을 국내로 파견받아 공조수사할 예정이다. 또 주요 유입국인 라오스에도 우리 수사관을 파견해 국내외 동시수사를 진행하는 등 능동적·실효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대검에 따르면 국내 필로폰 밀수입은 지난 2016년까지 중국발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2017년부터 2018년까지 대만발, 2018년 하순부터 2019년 하순까지 말레이시아발, 2020년 미국·태국발, 2021년 말레이시아·미국·태국발이 주를 이루는 등 밀반입 경로가 계속 변동하고 있다.
동남아에서 유입되는 필로폰은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인 미얀마 샨(Shan)주에서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삼고(Sam Gor)' 조직이 제조해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를 거점으로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에 공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30년간 축적해 온 국제 공조 체계, 동남아 국가에 대한 마약 수사 지원 사업, 높은 공신력 등 유·무형 자산을 바탕으로 국제 사회에서 마약류 통제를 주도하며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목표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지난달 초순 쿠알라룸푸르에서 압수한 마약류. 사진/대검찰청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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