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국민의힘 단일후보 조건을 수용하겠다'고 한 국민의당이 자신의 제안을 왜곡해 수용,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오 후보는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대표의 긴급 기자회견에 대해 "말만 다 수용이지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후보는 "안 대표가 모든 조건을 수용한다고 했는데, 이태규 사무총장의 말을 들으니 그렇지 않더라"며 "경쟁력 부분은 받겠다고 하면서 적합도는 사라졌다. 유무선 비율은 협상하겠다고 했다. 안 후보의 수용 정도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반박 기자회견'을 한 것은 안 대표와 이태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의 '단일화 내용' 발표가 달랐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모든 것을 수용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실무 협상을 담당하는 이 사무총장에게서는 '일부 수용'만 언급됐다는 것이다.
앞서 오 후보와 안 후보는 이날 오전 9시30분경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오 후보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두 후보는 단일 후보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고, 공식적인 선거운동 시작일인 25일 이전에는 후보 단일화를 타결시키자는 합의를 했다.
이 자리에서 오 후보는 두 여론조사 기관에 경쟁력과 적합도를 각각 조사하도록 하고, 유선 전화조사 10%를 반영하는 방식을 안 후보에게 제안했다. 이 만남 직후, 이 총장은 '오세훈 후보 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국민의힘 협상단 측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1시간여 만에 안 후보는 돌연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안과 오 후보가 요구한 단일화 방식을 수용하겠다"고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하지만 안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진행된 백브리핑에서 이 총장은 "국민의힘이 저희에게 제시했던 안은 가상대결에서 경쟁력 조사를 하고 유선전화 10%를 포함시켜달라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 후보는 당초 제시했던 안이 경쟁력과 적합도였는데, 적합도가 빠진채 '모두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냈다는 설명이다.
그는 "안 후보의 의견과 이 사무총장의 의견이 다른 것으로, 혼란이 야기됐다"며 "후보의 한 사람으로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김종인안과 오세훈 안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며 "국민의힘 후보 오세훈으로서 당과 협의한 국민의힘 안이 있을 뿐이다. 그런 표현은 삼가해달라"고 당부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와 야권 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오 후보는 "모든 조건 수용한다는 안철수 후보 오전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 단일화 어떤 안을 받아들인다는 건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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