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도관·맨홀 구매 입찰 담합 덜미, 과징금 30억원 부과
공정위, '입찰담합징후분석시스템' 활용 담합징후 포착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국내 하수도관·맨홀제조업체 4곳 적발
관급 입찰 268건·사급 입찰 19건 등 총 287건 담합 사실 확인
2021-03-08 14:29:17 2021-03-08 14:29:17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조달청과 민간건설사가 실시한 입찰에서 코오롱인더스트리, 한국화이바 등 국내 하수도관·맨홀제조업체 4곳이 담합행위를 하다 공정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 4곳에 총 3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하수도관과 맨홀 구매 입찰에서 담합한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4개 사업자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9억5300만원을 부과한다고 8일 밝혔다. 업체별 과징금은 한국화이바 14억300만원, 코오롱인더스트리 12억2900만원, 한국폴리텍 2억7300만원, 화인텍콤포지트 4800만원이다.
 
업자별 합의 참가 현황. 표/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는 최근 입찰담합징후분석시스템 운영을 통해 조달청 및 민간 건설사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실시한 총 650억원 규모의 하수도관 및 맨홀 구매 입찰에서 낙찰 예정자와 투찰 가격을 담합한 코오롱인더스트리, 한국화이바, 한국폴리텍, 화인텍콤포지트를 적발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이들 업체는 하수도관 및 맨홀을 구매하기 위해 조달청이 실시한 268건의 관급 입찰과 민간 건설사가 실시한 19건의 사급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 예정자와 투찰 가격을 합의하고 이를 실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업체는 2~3개월 주기 향후 발주가 예상되는 입찰에 대해 각 사의 영업 기여도와 관심 분야 등을 고려해 낙찰자를 정하고, 각 입찰이 발주되면 투찰가를 합의하여 입찰에 참가했다. 이 중 관급 입찰 268건은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한국화이바가 주도하고, 나머지 한국폴리텍, 화인텍콤포지트가 투찰가 합의 과정에 가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또 사급 입찰 19건은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한국화이바 2개사만 낙찰자와 투찰가를 합의해 입찰에 참가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그간 국내에서는 한국화이바가 유리섬유 등을 소재로 한 하수도관 및 맨홀을 개발해 제조했으나 2010년대부터 같은 품목을 제조하는 사업자가 신규 진입하면서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같은 담합행위가 이뤄졌다"며 "이에 따라 단가 하락 등으로 이익이 감소하게 되면서 경쟁을 회피하기 위해 한국화이바와 코오롱인더스트리 주도로 2011년부터 입찰 담합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입찰담합징후분석시스템을 활용해 관급 입찰시장에서 담합 징후를 포착한 이후 조사 과정에서 사급 입찰시장의 담합까지 발견해 일괄 제재한 사안으로 리니언시 등 내부고발로 조사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은 담합 사건에서 직권 조사에 성공한 것이다. 이는 장기간 은밀히 유지된 담합을 입찰담합분석시스템을 통해 직권으로 인지하고 적발·제재했다는 의의가 있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