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2016년 MBC 드라마 ‘옥중화’를 통해 사극 연기에 도전한 설인아는 4년 만에 다시 한 번 tvN 드라마 ‘철인왕후’를 통해 사극에 도전을 했다. 시간이 흐른 만큼 설인아는 ‘옥중화’ 이후 연습과 노력 덕분에 여유가 생겼다고 했다.
설인아는 ‘철인왕후’에서 조화진 역할을 연기했다. 조화진은 철종(김정현 분)이 강화도로 유배를 가기 전 운명처럼 마주친 첫 사랑이자 후궁으로 책봉된 인물이다. 중전의 자리에 더 어울리는 인물로 순수하게 사랑 밖에 모르지만 철종의 마음을 지키기 위해서 서서히 흑화가 된다.
설인아는 종영 소감으로 “오랜만에 한 사극이어서 많이 부담도 있었고 떨렸는데 즐거운 시간이었다. 아무래도 배우 분들과 스태프, 감독님과 호흡이 좋아서 제가 생각했던 부담보다 더 편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설인아는 순수한 첫 등장과 달리 점차 변해가는 조화진의 캐릭터를 위해서 많은 고민을 했다. 그는 “대본이 나오고 화진이로 계속 살아가다 보니 화진이한테 이입을 해서 가끔씩 감정이 더해갈 때가 있었다. 이런 부분을 조절해가면서 사극 톤이나 애티튜드 등에 대해 신경을 썼던 것 같고 아무래도 변해가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없었는데 사극 톤 부분을 중점적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첫 작품이 ‘옥중화’였는데 아무래도 옛날 생각도 나고 기분도 좋고 좋은 역할을 하다 보니 더 좋았던 것 같다. ‘옥중화’ 때는 많이 혼나기도 했어서 톤 관련 부담이 됐기에 연습을 더 열심히 했고 그만큼 여유가 더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더불어 “현대극과 사극은 대본부터 조금 다른데 현대극은 몸으로 표현을 많이 한다면 사극은 제한적인 부분이 있는 장르라 톤을 다운시켜 말하는 연습도 하고 책을 느리게 읽으며 호흡을 길게 하는 것도 연습했다. 뭐든 잘하는 화진을 연기하기 위해 서예, 승마, 국궁까지 열심히 연습하며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철인왕후 설인아 인터뷰. 사진/위엔터테인먼트
설인아는 조화진을 연기하면서 “제가 생각하기에 화진은 조금 딱하고 사랑에 솔직해서 상황을 보지 못하는 안타까운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화진이가 상대에 따라 감정 표현하는 것이 극과극이었는데 상대 캐릭터에 따라 감정을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한 “너무 악역으로 보지 마시고 좀 크게 보면 화진이의 다양한 모습이 보이기 때문에 이런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또한 “흑화 연기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온전히 제가 사극에 맞는 톤으로 전달을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또한 그는 다른 배우들이 코미디적인 요소가 있는 것과 달리 자신만 정극 연기를 해야하는 것도 고민을 하게 만드는 부분이었단다. 그렇기에 설인아는 “감독님과도 상의를 많이 했던 게 혼자 너무 정극으로 가면 드라마 전체적인 분위기에 튈 수 있으니 이를 녹여내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며 “화진의 악행신 중에서는 너무 본인 생각만 해서 철종을 힘들게 하는 부분은 공감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철인왕후’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에 대해 설인아는 “화진이가 나오는 신에서는 끝까지 진실을 외면하고 자신이 믿고자 하는 것을 위해 영평군한테 국궁장에서 '그 시체는 꼭 오월이어야만 한다.'라고 했던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어 “시청자 분들이 보기에는 ‘화진이가 미쳤구나’라고 보였을 수 있지만 저는 그 때 화진이가 심적으로 많이 불안한 상태라고 보였던 장면이라 인상적으로 읽었고 대본을 읽었을 때 마음이 아팠다”고 설명했다.
또 “그 상황을 믿고 싶을 만큼 화진이가 많이 불안해 보였는데 한편으론 제가 생각하기에도 좀 미웠고, 영평군이 답을 말해주는데도 왜 그렇게 답을 할까 싶었다”며 “안송 김문의 계략에 빠져 결국엔 대왕대비마마가 원하시는 대로 철종을 위해 석고대죄를 하며 호수에서의 일이다 본인 탓이라고 하는 부분, 대왕대비마마가 증명해 보라고 할 때 본인의 목에 칼을 직접 올리는 그 부분이 인상 깊었던 것 같다”고 했다.
조화진을 연기하면서 설인아는 “화진이한테 아쉬웠던 부분은 상대방을 생각하지만 그건 결국 자신을 위한 생각이라 이기적인 사랑이었기 때문에 공감하기가 조금 힘들었던 것 같다”며 “더불어 본인의 분노를 이기지 못해 중전한테 화살을 겨누는 부분들도 그랬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철인왕후 설인아 인터뷰. 사진/위엔터테인먼트
설인아는 신혜선과 김정현과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신혜선 언니와 할 때는 리허설부터 촬영 슛까지 다양하고 생생한 연기가 나올 수 있었고 촬영하는 배우들 중 제일 많은 스케줄이 있는 언니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웃음과 배려가 넘치는 모습에 많이 배웠다”고 했다. 또한 “김정현 오빠와는 두 번째 만남이어서 그런지 현장에서 괜한 든든함과 친근함이 느껴졌고, 오빠가 그만큼 잘 챙겨주고 집중하는 모습에 함께 더 깊게 빠져 들 수 있었다”고 밝혔다.
‘철인왕후’를 통해 연기 변신을 시도한 설인아는 사이코패스 같은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요즘 ‘킬링이브’라는 BBC 드라마를 보면서 빌라넬이라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장르로만 이야기하면 액션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더불어 “좋은 모습 더 많이 보여드리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할 예정이다. 좋은 기회로 함께하게 되는 작품 하나하나 최선을 다할 예정이니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끝으로 설인아는 ‘철인왕후’에 대해 “제일 많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드라마였다. ‘철인왕후’를 통해 여유로움을 배웠고 아직 배울 것이 더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으며, 용기를 얻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화진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강할까 걱정했었는데 이유 있는 악역이니 이 부분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철인왕후’를 사랑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리고, 재미있게 봐주시는 시청자분들이 계셔서 더 많은 기쁨 속에 작품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좋은 작품으로 또 나타날 테니까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철인왕후 설인아 인터뷰. 사진/위엔터테인먼트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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