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국외도피’ 한보그룹 4남 정한근 2심도 징역 7년
2021-01-22 15:07:06 2021-01-22 15:07:06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회삿돈을 해외로 빼돌리고 잠적했던 고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넷째 아들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이균용)은 2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재산국외도피)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한보그룹 4남 정한근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7년에 추징금 401억3193만8000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회사 자금을 사적으로 횡령한 다음 횡령금을 국내에 반입한 점이 유죄로 인정돼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공범들의 추징 금액은 공범들의 재산도피 금액으로 이 사건과는 별도로 보기 때문에 추징 판단에도 잘못 없다. 1심 양형 판단도 적절하다”며 항소 기각 이유를 밝혔다.
 
정씨는 1997년 한보그룹이 부도나자 자신이 실소유주인 자회사 동아시아가스(EAGC) 자금을 스위스 소재 타인 명의 계좌로 예치해 재산을 국외로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이 과정에서 EAGC가 보유한 ‘루시아 석유회사’ 주식 900만주를 5790만달러에 러시아 시단코사로 매각하고 2520만달러에 판 것처럼 꾸며 한화 323억여원 상당을 횡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월에는 EAGC 자금 약 66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추가 기소돼 혐의액이 386억여원으로 늘었다.
 
같은해 4월 1심은 정씨의 재산국외도피죄, 위조공문서와 횡령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했다. 정씨 측은 재산국외도피죄가 재산을 국외에 은닉한다는 인식으로 국내에 반입할 재산을 국외에서 처분해 유출되야 성립하므로, 명목을 바꿔 국내에 들여온 경우 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1심은 그가 국내에 반입해야 할 재산을 도피시켰다는 점에서 이미 죄가 성립된다고 지적했다. 2심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정씨는 지난 1998년 6월 검찰 조사를 받고 해외로 도피했다. 검찰은 에콰도르, 미국 등과 공조해 2019년 6월 그의 신병을 확보했다.
 
도피 생활 중 해외에서 붙잡힌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 씨가 2019년 6월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정 씨는 한보그룹 자회사인 동아시아가스 자금 322억원을 횡령하고 국외로 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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