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라틴 팝의 여왕' 샤키라가 자신의 음악 판권 전부를 영국 투자 회사 힙노시스 송스 펀드 유한회사에 넘겼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힙노시스는 최근 콜롬비아 출신 팝스타 샤키라의 음악 판권 100%를 인수했다. 'Hips Don't Lie', 'Whenever, Wherever', 'Waka Waka' 같은 대표곡을 포함한 총 145곡이다.
콜롬비아 출신의 샤키라는 1991년 13세 때부터 가수로 활동했다. 1995년 첫 정식 음반 'Pies Descalzos'로 스페인을 포함, 라틴 아메리카 전역에서 유명해졌다. 2001년 발표한 첫 영어 앨범 'Laundry Service'로는 세계적으로 1300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지금까지 그래미 트로피를 3개나 들어올렸다. 12개의 라틴 그래미상, 4개의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 7개의 빌보드 뮤직 어워즈, 39개의 빌보드 라틴 뮤직 어워즈 기록도 세웠다. 총 앨범 판매량은 약 8000만장에 이른다.
샤키라는 이날 판권을 넘긴 직후 성명에서 "8살 때부터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곡을 썼다. 모든 노래는 만들 당시의 나 자신을 반영한다. 하지만 노래가 세상에 나오면, 내 소유 뿐 아니라 노래의 진가를 아는 이들의 것도 된다"고 말했다.
가수 샤키라. 사진/뉴시스·AP
샤키라에 앞서 해외 유명 팝스타들이 판권을 넘기는 몇개의 사례들이 있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현존 '포크록 전설' 밥 딜런은 지난달 자신이 60년간 창작한 노래 600여 곡의 판권을 유니버설뮤직에 넘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가치는 약 수억원에 이르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록그룹 비틀스에 맞서는 규모일 것으로 점쳐진다.
캐나다 출신 싱어송라이터 닐 영은 이달 초 자신의 음악 권리 50%를 힙노시스에 매각했다. 지난해 50주년을 맞은, 레전드 반열의 밴드 '플릿우드 맥'의 스티비 닉스도 자신이 작곡한 노래의 판권을 1억달러(약 1100억원)에 판매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스트리밍이 산업으로 정착하면서 판권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 주 요인으로 풀이된다.
WSJ에 따르면 과거 판권 가격의 적정치는 1년에 벌어들이는 각 노래 로열티의 8~13배 정도였지만, 현재는 10~18배로 뛰어올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스포티파이 등 스트리밍 서비스 인기가 높아지면서 힙노시스와 KKR 등 투자회사들이 베스트셀러 곡들을 안정적인 투자수익 창출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최근 가수들의 공연 수익이 줄고 있는 점도 요인으로 지목된다. 로이터통신은 "팬데믹 이후 점점 많은 뮤지션이 자신들의 노래를 현금화하려고 한다"고 짚었다.
밥 딜런. 사진/뉴시스·AP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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