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학대로 사망한 정인양 양부모들을 엄벌해달라는 진정서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재판부가 유무죄 판단 전에는 검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사건을 담당한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재판장 신혁재)는 6일 "유무죄 판단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증거를 다 보고 유무죄 여부를 판단하기 전에는 진정서를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재판 전에 진정서를 검토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법원 관계자는 "사건 진정서 접수 건 수가 접수직원이 시스템에 일일이 입력하기 어려운 정도에 달했다"며 "이제부터는 전산입력은 하지 않고 기록에 바로 편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접수된 진정서 양도 상당하고 앞으로 접수될 진정서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어 진정서는 별책으로 분류하여 관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양부모인 장모씨는 지난해 1월 입양한 정인양을 상습적인 폭행과 학대를 가해 그해 10월13일 사망케 한 혐의(아동학대치사)로 구속기소됐다. 남편인 안모씨 역시 아동학대 혐의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수사 결과 정인양은 사망 전 △후두부 좌측쇄골 △좌·우측 늑골 △우측 척골 △좌측 견갑골 △우측 대퇴골 등 전신에 발생시기가 다른 골절상을 입은 상태였다. 여기에 등·옆구리·배·다리 등 전신에 피하출혈이 있었으며 소장과 대장 장간막 열창, 췌장 절단으로 인한 복강 내 출혈로 사망했다.
장씨는 "밥을 먹지 않아 화가 나 배를 손을 때리고, 들어올려 흔들다가 떨어뜨렸다"면서 살해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8일 수사결과 발표에서 "깊은 고민 없이 친딸과 터울이 적은 동성의 여아를 섣불리 입양했지만 피해자를 입양한 후 양육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아 학대하다가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장씨 등이 재판에 넘겨진 뒤 30일째인 이날 기준으로 재판부에는 장씨 등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진정서 및 탄원서가 총 680여건이 접수됐다.
지난 5일 경기 양평군 서종면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 안치된 故 정인 양의 묘지에서 추모객이 정인양 추모 메시지가 적힌 편지를 놓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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