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을 추진하며 개인정보 전송 요구권을 도입한다. 개인정보 침해사고에 대한 기업 제재의 경우 기존 형벌 중심 체제를 과징금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그 기준을 강화해 전체 매출액 기준으로 부과할 계획이다.
개인정보위는 23일 9회 전체회의를 열고 개인정보 보호법 2차 개정안을 검토했다. 지난 8월 시행된 데이터 3법 도입 과정에서 국민 권리 강화 사항이 차기 입법과제로 유보되고 규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이에 맞춰 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개인정보위는 출범 직후 내부 전담조직(TF)을 구성·운영하고 '법 개정 연구위원회' 등을 통해 이와 관련한 법 개정 수요를 발굴했다고 설명했다.
먼저 '개인정보 이동권(전송 요구권)'을 도입해 국민이 개인정보가 언제,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이용·제공되도록 할지 결정할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국민의 개인정보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고, 금융·공공분야에 도입된 이동권을 전분야로 확산할 계획이다.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23일 서울시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9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개인정보위
개인정보 침해사고에 대한 제재는 경제벌 중심으로 전환해 제재 실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형벌 요건을 제한하는 대신 유럽연합(EU) 등 해외 주요국의 입법례에 따라 과징금을 강화해 기업의 사전적 의무준수와 책임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개인정보위는 과징금 부과 대상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서 전체 기업·기관으로 확대하고, 부과기준을 위반행위 관련 매출액에서 전체 매출액으로 상향하는 방향을 구상 중이다.
이외에도 신기술 변화에 선제 대응할 수 있게 규제를 개선할 계획이다. 현행법에 드론, 자율주행차 등 이동형 영상기기에 대한 규정이 없어 사전 동의 없이는 운영이 곤란한 경우를 막기 위함이다. 이동형 영상기기에 대한 운영 기준을 새로 마련해 입법 공백을 해소하고, 합리적 기준과 절차를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동의 없이는 국외이전을 제한하는 한계를 넘기 위해 국제표준에 부합한 개인정보 보호 수준이 보장되는 국가로의 이전을 허용할 계획이다. 국외이전 방식을 다양화해 해외 직접구매, 전자상거래 등 일상화한 개인정보의 국외이전을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윤종인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이번 법 개정은 디지털 사회로의 대전환 속에서 확실한 개인정보 보호와 안전한 활용을 지원해 국민이 신뢰하는 데이터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개인정보 보호 분야의 기본법으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고 글로벌 규제와 상호운용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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