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생후 16개월 영아를 입양한 후 지속해서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부모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이정우)는 사망한 영아의 양모 A씨를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양부 B씨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6월부터 10월12일까지 16개월 된 C양을 상습으로 폭행해 좌측 쇄골 등에 골절상과 장간막 파열 등의 상해를 가하여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10월13일 C양의 등 부위에 강한 둔력을 가해 췌장 절단으로 인한 복강 내 출혈 등 복부 손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도 받는다.
B씨는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A씨가 C양을 지속해서 폭행하고 방치하는 등 학대하고, 이로 인해 C양의 건강이 극도로 쇠약해진 것을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C양은 10월13일 온몸에 멍이 든 채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 실려 왔다가 숨졌다. C양은 소장과 대장 장간막열창, 췌장이 절단돼 있었고, 이로 인한 복강 내 출혈과 광범위한 후복막강출혈이 유발된 복부 손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 외에도 후두부, 좌측 쇄골, 좌·우측 늑골, 우측 척골, 좌측 견갑골, 우측 대퇴골 등 전신에 발생 시기가 다른 골절과 등, 옆구리, 배, 다리 등 전신에 피하출혈이 발견됐다.
검찰은 A씨가 지난 1월 깊은 고민 없이 친딸과 터울이 적은 동성의 여아인 C양을 입양했지만, 입양 후 C양을 양육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아 학대하다가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A씨는 C양이 밥을 먹지 않아 화가 나 C양의 배를 손으로 때리고, C양을 들어 올려 흔들다가 떨어뜨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사망 당일 C양의 동영상, '쿵' 소리가 들렸다는 이웃 주민의 진술, 범행 현장에는 A씨 외 외부인 출입 흔적이 없는 점 등에 비춰 볼 때 A씨가 C양의 등 부위에 강한 충격을 가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B씨에 대해서는 △C양의 전신에 발생 시기가 다른 다발성 골절과 피하출혈 등의 심각한 손상이 발견된 점 △C양을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가정에서 양육하던 기간 C양의 몸무게가 현저히 감소한 점 △A씨로부터 C양의 학대를 암시하는 문자를 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등 혐의로 인지해 기소했다.
또 검찰은 대학교수,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 입양기관, 사법경찰관 등과 함께 아동학대사건관리회의를 개최해 아동 학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논의했고, 관련 기관에 개선 방안을 건의할 예정이다.
생후 16개월 된 입양 아동을 학대한 혐의로 구속된 A씨가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양천구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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