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식·일등석 식기 팔아요"…항공사 생존 '안간힘'
진에어·핀에어 등 기내식 시중 판매
영국항공 기내 식기도 호응…"이색 상품 출시 계속될듯"
2020-11-25 06:00:15 2020-11-26 09:59:47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수익이 곤두박질친 항공사들이 생존을 위해 각종 돌파구 찾기에 매진하고 있다. 기내식을 즉석식품 형태로 출시하는가 하면 일등석에서 사용하는 식기를 중고 판매하는 항공사까지 등장했다.
 
25일 진에어(272450)에 따르면 회사는 항공 기내서비스 전문기업 이노플라이와 손잡고 기내식 형태의 HMR(Home Meal Replacement·가정간편식) '지니키친 더리얼' 3종을 최근 출시했다. 국내 항공사 중 기내식을 HMR로 출시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여행을 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기획한 상품인 만큼 조리 방법은 탑승권에 적고, 포장은 실제 제공하는 기내식과 똑같이 제작했다. 요리도 식전빵부터 디저트까지 국제선 기내식과 동일하게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진에어가 이달 말부터 판매하는 '지니키친 더리얼' 상품. 사진/진에어
 
이 상품은 11월 말부터 진에어 홈페이지 내 지니스토어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노플라이는 지니키친 더리얼의 메인 요리를 냉동으로 생산해 오프라인 채널로도 선보일 예정"이라며 "반응에 따라 마트에서 판매하는 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내식을 HMR로 판매하는 시도는 국내에선 진에어가 처음이지만 이미 해외 항공사들은 관련 상품을 선보인 바 있다.
 
핀란드 국적항공사인 핀에어는 지난달 비즈니스석에서 제공하는 기내식을 슈퍼마켓에서 판매한다고 밝혔다. 호주 콴타스항공도 자사 홈페이지에서 와인, 샴페인과 각종 간식 등 기내 바 메뉴들을 담은 '기내식 카트'를 판매했다. 싱가포르항공의 경우 창이국제공항에서 기내식 메뉴를 선보이는 팝업 식당을 열기도 했다.
 
핀에어가 시중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기내식 상품. 사진/핀에어
 
일등석에서 사용하는 식기를 판매하는 항공사도 있다. 영국 가디언지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항공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일등석에서 사용하는 찻잔, 빵바구니, 샴페인 잔을 팔고 있다. 특히 이번 판매 상품 중에는 새 제품도 있지만 중고 제품도 섞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영국항공이 남는 물품을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다만 코로나19로 항공기를 띄우지 못하게 되면서 현금 조달 차원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판매에 나서고 있다는 해석은 나온다.
 
항공기를 띄우지 못해 울며 겨자 먹기로 기획한 상품들이지만 반응 또한 나쁘지 않다. 콴타스항공의 기내식 카트는 매진됐으며 싱가포르항공 기내식 팝업 식당도 개점 30분 만에 모든 자리가 예약됐다. 
 
영국항공이 판매한 기내 물품도 대부분 다 매진됐으며 특히 일등석에서 사용하는 제품들이 인기를 끈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내 항공사들이 판매한 목적지 없는 국내선 비행 상품도 매진 행진을 기록하며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억눌린 여행 심리가 관련 제품 소비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선이 막힌 가운데 돌파구를 찾기 위한 이색 상품 출시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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