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멜로 드라마라 하면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주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키스 장면 역시 아련하게 그려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MBC 수목 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그런 기존의 공식을 깨고 남녀 주인공이 키스 한 번 하지 않은 채 끝이 났다. 그래서인지 배우 임수향이 MBC 수목 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에서 남자 주인공인 지수와 키스 한 번도 못해 봤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배우 임수향은 드라마를 마친 것에 대해 “작품을 선택할 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었다. 멜로적인 부분에 공감하고 느껴져서 감사하다”고 했다. 또한 “연기자로 많이 배울 수 있는 작품이었다. 내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고 배운 점도 많다. 배우로서 연기해보고 싶은 작품을 연기할 수 있어서 감사했던 작품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최진(하석진 분), 최환(지수 분), 오예지(임수향 분) 세 사람이 각자의 삶을 사는 것으로 끝이 난다. 이로 인해 드라마의 결말이 해피엔딩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임수향은 예지의 선택에 대해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예지의 이기적인 선택이 환이와 진이가 상처를 받았다고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예지가 환이에게 ‘너한테 가족을 뺏을 수 없다’고 이야기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지 입장에서는 환이를 위해서 그럴 수 없었다. 어차피 두 사람은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깔고 간다고 생각했다”며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고 가지지 못하고 가슴에 품고 있는 사랑이다. 그래서 애틋한 사랑을 한 거 같다”고 밝혔다. 특히 “예지 입장에서는 어떤 사랑을 해야 하고 어떤 대접을 받고 어떻게 사랑을 줘야 하는지 가르쳐 준 사람이 존재했다는 것만으로도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임수향. 사진/FN엔터테인먼트
무엇보다 임수향은 멜로 드라마에 남녀 주인공이 키스 한 번 해보지 못한 것이 최초가 아니냐고 했다. 그는 “남녀 주인공이 키스 한 번 못하고 헤어지는 게 처음이다”며 “감독님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남녀 주인공이 키스를 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처음 받은 대본에 키스부터 하고 시작한다. 그리고 과거로 돌아가는 내용이었다. 그러다 보니 제주도에서도 키스를 하느냐 마느냐를 가지고 고민을 많이 했다”고 했다. 결국 선택은 스킨십이 없이 아름답게 끝을 내는 것이었단다. 임수향은 “아예 키스 장면을 안 찍었다”고 했다.
임수향은 오히려 키스를 하지 못하니까 되려 지수와 해버릴까 생각도 들었단다. 그는 “임수향과 지수가 아니라 예지와 환이 입장에서 마주치면 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었다. 오히려 이러한 부분을 노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석진 오빠랑은 키스를 많이 하다 보니까 부부 같은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환이랑은 하고 싶지만 못하니까 참아야만 하는 감정이 생겼다”며 “이러한 감정을 시청자들도 좋아해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임수향은 “드라마가 섹시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임수향. 사진/FN엔터테인먼트
임수향은 예지 역할을 맡아 다양한 감정을 쏟아내야 했다. 사랑 때문에 가슴 아파하기도 하고 엄마 때문에 눈물 짓기도 했다. 그는 “저한테 엄마가 너무 걱정을 했다. 주위 사람들도 보는 사람도 예지의 감정 때문에 힘든데 나를 아니까 진짜 힘들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이정도로 감정 소모가 심한 드라마는 처음이었다. 사연 많고 다양한 역할을 했지만 이 정도로 감정 소모가 심한 경우는 처음이라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쉽지 않은 감정이지만 억지로 감정을 끌어올리지 않았단다.
임수향은 “예지의 인생에 쉽게 녹아 들 수 있었다. 그만큼 준비도 많이 했다. 녹아 든 만큼 억지로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며 “오히려 눈물을 자제하느라 힘들었다. 특히 16부는 눈물을 참으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나뿐 아니라 배우들이 대본에 적힌 것보다 많이 울었다. 심지어 감독님도 찍으면서 울었다”고 귀띔했다.
예지를 연기 하기 위해 임수향은 20살 때 배움을 얻은 선생님을 찾아갔다. 그는 “좀 더 제대로 준비를 하려고 했다. 평소 혼자 준비를 했다면 이번에는 선생님에게 도움을 받고 대본 분석을 했다”며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러면서 부족한 점을 많이 느꼈다. 발성, 감정 등 기본기를 다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또한 “아쉬운 부분도 많다. 더 에너지를 쏟고 싶었는데 체력이 안 되고 성량이 안 되는 부분이 답답하게 느껴졌다”며 “그런 부분을 트레이닝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쉬는 날마다 선생님에게 도움을 구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임수향은 “내가 가장 예뻤을 때가 지금이라는 걸 알게 해준 작품이다. 내 현재의 소중함을 알게 해줬다. 너무 과거에 살고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 때문에 내 현재를 무시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임수향. 사진/FN엔터테인먼트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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