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배우 하석진은 MBC 수목 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에서 완벽해 보이지만 내면 깊숙이 상처를 가득 안고 있는 마성의 ‘애틋남’ 서진으로 분해 거부할 수 없는 멜로를 완성해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하석진은 ‘내가예’를 통해 때로는 남성미 짙은 저돌적 직진남의 모습으로, 내면의 상처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강인함 속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모습으로 활약해 안방극장에 몰입감과 긴장감을 동시에 선사했다.
드라마는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찾은 정통 멜로의 부활로 주목을 받았다. 이에 대해 하석진은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작품을 해왔지만, 이번 작품은 그중에서 가장 연구를 많이 하기도 했고 마음고생도 제법 했던 작품이다”고 밝혔다. 그는 “헌신적인 사랑을 보여준 서환(지수 분)에 비해서 서진은 여러모로 많은 결핍이 있는 캐릭터다 보니 아무래도 응원 받기는 어려울 수 있는 캐릭터라 생각됐다. 그래서 의무감과 책임감이 커서 촬영하면서 많이 어려웠고 힘들었지만, 또 그만큼 연구하고 깊게 파고 들어가 볼 수 있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오래 여운이 남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극 중 동생의 첫사랑을 사랑하게 된 서진은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오예지(임수향 분)에게 직진을 하는 인물이다. 하석진은 그런 서진에 대해 “자존심이라는 단단한 껍질 안에 여린 내면을 가진 인물의 입체성이 끌렸다. 그래서 초반에는 서진의 불도저 같은 사랑법을 매력 있게 그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저 이루고자 하는 모든 것들을 거침없이 진행시키는 서진의 성향을 표현하려는 것이 첫 목표였고, 첫눈에 빠져버린 예지를 향한 당돌한 대시가 그 시작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장 염두에 뒀던 건, 동생의 첫사랑에 대해 의식을 하기보다는 어린 시절의 사고로 인한 동생에 대한 죄의식과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을 염두 했다. 그로 인해 서진이 성격적인 열등감을 갖고 있을 거라는 생각 또한 가졌던 것 같다. 이런 생각들이 아무래도 동생과 예지를 바라보는 눈빛에 표현되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서진 역할을 통해 기존의 젠틀했던 이미지와 다르게 파격적인 인물 연기를 펼쳤다. 이에 대해 하석진은 “파격적인 성격을 보일 수밖에 없게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한 캐릭터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인물을 준비하면서 그런 비슷한 처지에 놓인 많은 인물을 관찰했다. 영화에서 하반신 혹은 전신 장애를 가진 캐릭터가 나오는 경우를 모두 찾아봤던 것 같다”고 캐릭터를 준비했던 과정을 언급했다. 또 “불의의 사고 후 재활을 하는 분, 재활 이후의 삶을 인터뷰한 사례 등을 공부했다. 그 속에서 감춰진 어두움들도 찾아보려 했던 것 같다. 그리고 평생 한 번도 휠체어를 이용해 본 적이 없어 그 불편함을 겪어 보기 위해, 집에서 대기하는 동안 거의 휠체어에서 생활해보았다”고 캐릭터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왔는지 언급했다.
서진은 극 중 행방불명 되었다가 7년 만에 하반신 불구로 다시 나타난다. 자신의 생존 사실을 숨긴 채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들을 외면한 채 7년을 은둔 생활을 한다. 이로 인해 가족들과 아내가 7년이라는 시간 동안 고통을 받았다. 이러한 작품 속 설정에 대해 하석진은 “두 사람이 재회한 순간의 격정적인 감정을 잘 표현해야 된다는 부담감이 컸다. 그리고 그 이후의 심리들이 좌절과 체념의 상태로 많이 어두워진 인물로 묘사되어 있어서 이러한 부분들을 잘 이해시켜야 시청자분들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또 “돌아온 서진이, 가족의 동정심을 얻거나 재회의 애틋함을 넘어서 날카롭고 열등감이 있는 모습이 더 많이 그려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가 결국은 이런 모습들이 더 현실적인 거란 생각이 들어서 대본을 읽으면 읽을수록 연기적인 욕심이 났다”고 했다.
하석진은 서진을 연기하면서 단순한 악역처럼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공을 들였다. 그는 “서진 같은 인물의 경우, 사고 이후 좌절을 겪고 어두워진 인물에 대한 추적을 놓치면 결국 단순한 악역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 미션은 최대한 서진을 이해하고 공감하려고 노력하는 거였다. 그가 느낀 심리적 장벽과 오해, 그리고 불신 등을 최대한 공감하고 진심으로 표현해야 했는데, 그렇게 연기를 통해 묘사된 서진의 감정과 표현을 시청자분들도 공감하고 이해해 주실 수 있을까 걱정했다”고 말했다.
유독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해 하석진은 서진이 나선형 계단을 기어 올라가는 장면과 예지를 떠나 보내는 장면을 꼽았다. 그는 “서진이 나선형 계단을 기어올라가던, 다소 그로테스크적인 비주얼을 보여드리고 싶었던 신들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고 싶다. 그리고 가장 최근의 기억 또한 말하고 싶은데, 마지막 회에서 예지를 집에서 떠나 보내는 장면이 생각난다. 실제 마지막 촬영 날 거의 마지막 분량으로 촬영을 했기에 더 깊게 몰입했던 것 같다. 예지를 보내면서, 이 작품도 같이 떠나 보내는 느낌이었고 사실 후반부에는 모두 다 개인적으론 고통과 성취를 동시에 안겨준 분량들이기에 따로 하나를 꼽기에 참 어렵다”고 밝혔다.
끝으로 하석진은 “서진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시청자분들께 공감과 이해를 받을 수 있도록 인물의 내면을 깊숙하게 들여다보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그런지 진정으로 서진이라는 인물을 사랑을 사랑하며 연기한 것 같다. 워낙 격한 감정 온도차를 보인 인물이기에, 때때로 미숙 했을 수도 있지만 매 장면 장면 진심으로 연기하려고 했었고, 많은 분들이 이런 노력들을 알아봐 주신 것 같아 감사했다”고 끝 인사를 전했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하석진.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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