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는 게 격언처럼 여겨지는 세상이다. 저자는 ‘자신을 일부러 좋아할 필요는 없지 않나’ 라며 이 문구들에 반박한다. 스스로를 평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려는 태도, ‘심리적 유연성’이 오히려 온전한 나를 살게끔 한다고 주장한다. 심리유형 검사로 자신의 성격을 단정짓는 태도 역시 위험할 수 있다. 저자는 의학과 임상상담신리전공 박사 과정으로 인지적 유연성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
내가 좋은 날보다 싫은 날이 많았습니다
변지영 지음|비에이블 펴냄
한국 전쟁 후 급격히 변한 삶을 마주하는 시인 ‘기행’의 이야기다. 전쟁 후 북에서 당 이념에 맞는 시를 쓰라며 요구 받고, 러시아문학을 우리말로 번역하는 기행은 실존 시인 ‘백석(1912~1996)’이 모델이다. 다만 작가는 백석의 삶을 복원하는 데만 지면을 할애하지는 않는다. 꿈꿨지만 이루지 못한 것들, 간절히 원했지만 실현되지 못한 것들이 시간적 한계를 딛고 오늘날 청춘의 이야기처럼 읽힌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이후 8년 만의 장편이다.
일곱 해의 마지막
김연수 지음|문학동네 펴냄
동네 아파트의 가격 차이가 주민들의 관계 지형을 드러낸다. 성적, 직업, 학력에 따라 서로를 구분 짓는 인물들과 열등감은 한국사회를 빼 닮은 듯 사실적이다.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작가가 새로 쓴 ‘봄날 아빠를 아세요?’. 그 외에 다른 6작가들도 도시를 배경으로 한 크고 작은 균열들을 써냈다. 청년 세대 부동산 욕망이 대림동 골목 풍경과 교차된다. 누군가는 오성역 근방 소도시에서 일상을 회복하고, 울산 공중 관람차를 배경으로 서로를 이해한다.
시티 픽션
조남주 외 6인 지음|한겨레출판 펴냄
‘소설 보다’ 시리즈는 문학과지성사가 분기마다 ‘이 계절의 소설’을 선정, 출간하는 단행본 프로젝트다. 지난 2년 간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작품, 인터뷰를 수록해 큰 반향을 이끌어왔다. 올해 여름에 맞춰 나온 책은 강화길, 서이제, 임솔아 세 작가의 작품을 실었다. 가족 관계 안에서의 젠더문제, 자본과 권력 구조 안에서 작동되는 한국의 문화예술계 등 우리 사회와 얽혀 있는 주제들이 흘러간다. 향후 작품들은 문지문학상 후보로 오른다.
소설 보다: 여름 2020
강화길, 서이제, 임솔아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
저자는 영화 ‘카모메 식당’의 모티프가 된 그 실존 인물이다. 2008년 고베에 가게를 차린 후, 최근에는 제철 야채, 반찬, 도시락 포장 서비스를 해오고 있다. 이 책에서는 간편하게 ‘나만의 건강 도시락’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달걀 떡갈비 조림, 유자후추 고기말이, 치킨 가라아게와 고추 튀김, 고구마 팽이버섯 영양밥…. 1작은술, 1큰술, 1컵이 얼만큼인지부터 설명하고 어떻게 재료를 구하고 보관하고 해동할지 등 조리 전반의 과정을 소개한다.
야채도 맛있는 도시락
후나하시 리츠코 지음|박명신 옮김|책밥 펴냄
살아가다 보면 주변과 자신에 대한 생각이 엉키는 경우가 많다. ‘누가 나 좀 인정해주지 않나?’, ‘쟤보다 내가 낫지.’…. 저자는 “언어중추에서 나에 대한 중계방송을 계속 이어가기 때문”이라며 “그 중계를 백색소음으로 여기고 지금 하는 일에 집중할 때 변화가 발생한다”고 얘기한다. 가령 옷입기를 한다면 소매 밖으로 팔이 빠져나올 때의 감각에 집중해 보는 것. 단순한 듯 보이는 ‘집중’이 몸과 마음, 일상과 내면을 연결시킨다고 저자는 말한다.
1일 1명상 1평온
디아 지음|카시오페아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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