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오거돈 부산시장이 사퇴하면서 내년 4월 예정된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향후 대선 정국의 변수로 떠올랐다. 2022년 대선을 불과 1년 앞두고 차기 대권의 캐스팅보트인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의 민심을 일부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여기에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까지 진행될 경우 전국구 선거로 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내년 4월7일에 실시된다. 정치권에서는 부산이 역대 대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부울경 지역의 중심지라는 측면에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부산에서의 총선 패배를 만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통합당은 부산 민심을 확고히 다잡는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차기 부산시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김세연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뉴시스
보궐선거가 실시되는데 책임이 있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다가오는 부산시장 선거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다만 득표율이 관건이다. 40%이상의 득표로 비영남 권역에 갇혀 있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차기 대선에서도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은 1년 동안 부산 지역에 밀착된 공약과 현안을 어떻게 설계하느냐도 중요하다. 현재 부산시장 민주당 후보로는 김영춘·김해영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통합당은 부산시장 선거를 통해 대선 전 정부의 국정운영 평가를 미리 받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안도하는 분위기다. 특히 통합당이 부산 지역 총선에서 우위를 보인데 이어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승리한다면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부산 민심을 공공히 할 수 있다. 부산시장직을 탈환한다면 향후 대선 전략도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당내에서는 김세연·이진복 의원 등이 부산시장 후보군에 포함된다.
게다가 부산시장 선거로 기존 정치인들이 현직을 버리고 도전할 경우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보궐선거가 동시에 실시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4·15 총선 과정에서 상당수 당선인들이 선거법 위반으로 수사를 받고 있어 일부 현역이 의원직을 상실할 수도 있다. 국회의원 재보선 지역이 얼마나 될지는 가늠할 수 없지만 부산시장 선거와 함께 결과가 주목된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정치는 선거를 통해 평가받는데 통합당의 경우 1년 후에 다시 평가를 받아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며 "반면 정부여당에서는 2년간 국정운영에 집중한 뒤 평가를 받아서 대선과 지방선거를 치르면 좋았는데 부산시장 선거가 있다 보니 국정운영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당겨져 버렸다"고 진단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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