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책상 앞에서의 과중한 업무나 오랜 스마트폰 사용에 노출된 현대인들은 나이와 성별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관절 통증에 시달린다. 하지만 뼈나 근육, 힘줄 등 주변 조직에 이상이 생겨 통증이 나타나도 병원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그냥 이러다 말겠지'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몸에서 보내는 이상 신호를 무시하면 질환이 악화되거나 또다른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때문에 증상이 지속된다면 최소한의 자가진단을 통해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장인 대부분 뒷목이 당기고 어깨가 뻐근하다. 통증이 있을 때마다 가끔 어깨와 목을 주물러 보지만 그 때뿐, 뻐근한 증상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컴퓨터 사용으로 문제가 되는 거북목증후군은 외형적인 목 변형이 나타나므로 벽을 활용해 자가 진단이 가능하다. 벽에 등을 대고 정면을 바라보며 편안하게 선다. 이때 뒤통수가 벽에 닿지 않는다면 거북목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어깨는 근육과 힘줄, 인대가 과도한 긴장상태가 돼 통증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노화나 다양한 원인으로 만성적인 통증을 겪는 경우가 많다. 흔히 알려진 오십견은 다른 사람이 팔을 들어올리려고 해도 팔이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 오십견 자가진단을 위해선 벽에 등을 대고 서서 손등과 팔을 벽에 붙이고, 어깨와 팔꿈치를 직각으로 들어올리는 일명 천사날개 자세를 취한다. 그 상태에서 손등이 벽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손을 위로 뻗는다. 이때 통증이 느껴져서 자세를 취하기 어렵다면 오십견을 의심해볼 수 있다.
회전근개파열은 특정 방향으로 움직이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어 빈 캔을 이용해 자가진단이 가능하다. 먼저 아픈 어깨 쪽 손으로 빈 캔을 쥐고, 팔을 어깨 높이로 올린다. 엄지손가락이 땅을 가리키도록 팔을 돌린 후 위쪽을 향해 들어 올린다. 팔을 천천히 앞 뒤로 옮길 때 통증이 나타난다면 회전근개파열을 의심해볼 수 있다.
별 이유 없이 찌릿한 통증이 나타날 때가 있다. 고관절이나 손목이 찌릿하게 저려오는 통증으로 바로 병원을 찾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아무런 치료 없이 시간을 보내면 점차 서서히 강한 통증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다리를 좌우로 벌리는 자세에서 통증이 나타난다면 고관절 충돌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고관절은 허벅지뼈 맨 위에 있는 동그란 모양의 대퇴골두와 골반 쪽에 있는 소켓 모양의 비구연골이 맞물리며 움직이는데, 과도한 스트레칭이나 운동으로 고관절을 과도하게 굴곡시키면 비정상적인 충돌이 나타나 통증이 발생한다. 통증으로 양반다리를 하기 어렵다면 병원에서 방사선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서동현 부평힘찬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간헐적인 근골격계 통증은 자가 진단을 통해 문제를 파악해 볼 수 있다"라며 "자가진단으로 특정 질환이 의심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아픈 부위를 계속 자극하는 생활 습관을 고쳐야 한다"라고 말했다.
손 저림도 초기에 일시적이고 경미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신경이 지나는 통로가 좁아지는 손목터널증후군은 팔렌 테스트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양쪽 손을 가슴 높이로 들고 손목을 최대한 구부려 손등을 붙인 상태에서 1분 정도 유지했을 때 저림이 증상이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아 신경전도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발이 자주 피곤하다고 느낀다면 발 기능이 저하돼 쉽게 변형되거나 다른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평발은 발의 근육이나 근막에 계속 늘어나는 힘이 작용해 오래 서 있거나 걸으면 통증이 생기고 쉽게 지친다. 발바닥을 물에 적신 후 신문지나 마른 수건 등에 발자국을 찍어보면 발 중간에 닿는 부분이 넓을수록 평발이다. 발이 신발과 닿아 통증이 생기거나 쉽게 피곤해진다면 엄지발가락이 구부러져 있는 각도를 측정해 볼 필요가 있다. 겉모양만으로 엄지발가락의 변형을 확인할 수 있지만 종이에 발 모양을 그대로 따라 그린 후 각도기를 이용해 엄지가 구부러져 있는 각도를 재 15도 이상 바깥으로 굽었다면 무지외반증으로 본다.
과중한 업무나 오랜 스마트폰 사용에 노출된 현대인들은 나이와 성별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관절 통증에 시달리는 만큼 자가진단을 통한 상태 점검이 중요하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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