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한일관계 경색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의 한 보수 논객이 자국 보수파의 '혐한' 논리를 정면 비판해 눈길을 끈다. 보수파가 주장하는 수정주의나 위안부 인식이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없는 '괴상한 주장'이라며 자성을 촉구했다.
지난 13일 프레지던트 온라인판은 문필가인 후루야 쯔네히라의 칼럼을 게재했다. 필자는 보수 논객으로 각종 잡지 기고와 TV, 라디오 해설을 맡아왔다고 소개됐다. 필자는 '한국이 정말 싫은 일본인을 세계는 어떻게 보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일본 보수파가 세계에서 '역사 전쟁'이라고 자칭하면서 자국 학부에서도 논외로 간주하는 괴상한 주장을 샌프란시스코나 유럽에서 반복, 사실을 언급하는 한국 측의 주장에 밀려 계속 패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 보수파의 혐한이 국제사회에서 공감을 얻는 날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 사진/뉴시스
필자는 세계 각지에서 한국 시민단체가 위안부 동상을 설치하는 사례를 두고 보수파의 문제를 들었다. 이 문제를 두고 서양인이 일본 보수파의 주장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고 멋대로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일본 보수파가 위안부를 매춘부로 치부해 사과나 배상이 필요없다고 주장한다며 이것이 국제적으로도 통용된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 이어 2015년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한국 시민단체가 위안부 동상 설치를 요구해 청문회가 열렸을 때도 일본 측이 매춘부 주장을 펼쳤지만 동상은 설치됐음을 주지시켰다. 당시 미 시의회는 일본 측 주장에 '부끄러운 줄 알라'며 꾸짖었는데, 이것이 한일 문제에 대한 서양인들의 상식적인 답변이라고 했다.
아울러 필자는 한반도 식민 통치 관련, 일본 보수파가 조선인이 스스로 원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변종 역사 수정주의에 대해서도 실제로는 일본 보수가 아니면 이 주장을 믿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했다.
필자는 아시아의 경우 서구보다 한일 관계에 관심이 있지만, 일본의 경제적 영향력에도 불구 보수파의 혐한 역사관을 전혀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다. 필자가 대만 학생들(대학원생 포함)과 대화했을 때 그들은 일본의 과거 대만 통치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으로 반응했지만, 일본의 조선 통치가 식민지배가 아니라는 주장에는 전혀 납득하지 못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일본에 우호적인 대만에서조차 보수파 혐한 주장은 터무니 없는 얘기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필리핀에서는 2017년 마닐라에 설치된 위안부 동상을 철거하고 있다. 필자는 이에 대해서도 필리핀 정부가 보수파 주장을 인정한 것이 아니라 경제적 영향력이 강한 일본 정부의 유감을 고려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식민지배 역사관은 흔들림 없을 정도로 보편적 인식이라고 전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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