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코로나19로 힘든 영세사업자, 시급한 추경예산이 필요하다
2020-03-02 01:00:00 2020-03-02 01:00:00
'코로나19'로 인한 환자의 증가와 더불어 중소기업의 피해도 심각하다. 어느 정도인지 여성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이틀 만에 44건이 접수되었다.
 
대부분이 대중국 수출 차질과 부품·원재료 조달 지연에 따른 생산라인의 가동중지와 판매난이었다. 숙박 및 음식업종의 손님 감소와 여행업종의 예약 취소로 인한 조업 단축이나 휴업, 각종 행사·이벤트·연수관련 시장은 아예 매출 자체가 전무한 실정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영세사업자들은 그날그날 매출에 의해 운영되는데 아예 점포나 사업장을 열 수가 없다고 한다. 더욱 이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이 사태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피해기업들의 이러한 상황은 영업축소에 이어 자금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는 이를 견디다 못해 긴급자금을 융통하려고 애를 쓰지만 마땅치가 않다. 당장 영업도 어려운데 고금리의 사채를 끌어 쓸 수도 없고, 은행돈을 빌리려고 하지만 담보도 마땅치 않다. 그렇다고 영세한 사업자들이 평소에 자금을 모아둔 것도 아니다. 그나마 기댈 곳이 정부자금인데 지원기관에서는 이미 자금이 소진되었거나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적절히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상공인지원자금은 워낙 수요가 많아 일상적인 경우에도 자금이 모자랄 지경이다. 이래저래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가 영세사업자의 자금난으로 확산되고 있다.
 
방법은 없는가? 답은 추경예산에 있다. 마침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추경예산의 편성을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추가경정예산의 편성을 조속히 마무리해 3월 국회에 제출하고 임시국회에서 통과되기를 바라는 입장이다. 4월부터 추가로 편성된 예산이 집행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우려되는 것은 추가경정예산의 필요성에 대한 찬반 논란이다. 2020년도 정규예산을 집행한지 불과 한 달여 만에 다시 대규모의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 예외적이기는 하다. 일부에서는 이번에 편성되는 추경이 4월 총선과 연계되어 자칫 정치논쟁에 흔들릴 수도 있다고 한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선심성예산으로 몰아붙이거나, 아니면 생색내기 수준의 예산을 편성할지도 모른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란은 시의적절하지 않으며 일단 어려운 영세사업자의 기대에 조금이라도 부응하도록 추진하는 게 필요하다.
 
과거에도 지금과 같은 신년 초 추경편성이 있었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때에 세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일부에서는 지금상황이 그때처럼 심각한가 의문을 제기하지만, 실제로 현장의 영세 상인이나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외환위기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추경 편성 여부에 대한 논란보다 중요한 것은 추경의 신속한 마련과 집행이다. 영세사업자나 중소기업이 겪고 있는 고통스런 어려움이 빨리 완화·해소되기 위해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되기 전에 신속한 속도전으로 접근해야 한다.
  
추경을 놓고 추가경정예산의 재원 조달 방법이나 예산규모 등의 적절성 논의는 각론에 불과하다. 세금은 국민을 위해 쓰는 것이며 더욱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제대로 지원해야 그 효용성이 극대화된다. 여야를 막론하고 좌고우면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하더라도 추경예산 편성에 따른 재정건전성이나 가용예산의 한계를 되짚어 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추경이 국민의 생활안정과 중소기업의 경영난에 우선해야 함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집행 측면도 미리 살펴야 한다. 세부적인 지원대상이나 방법, 부처간 협의가 필요한 실무적 조건을 놓고 갑론을박해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집행기관들은 사전에 집행절차, 지원요건, 사업안내 등 미리미리 세부적인 제반요건을 검토하고 만반의 준비를 다해야 할 것이다.
 
어차피 추경을 편성한다면 '코로나19'의 피해기업을 지원하고 나아가 위축된 경기·심리를 다소나마 회복시켜 줄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신속하고 선제적인 역할을 다해야 한다.
 
이의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경영학박사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