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판문점 회동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제재 해제를 위해 양보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북한 관영매체가 10일 전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김 위원장의 지난해 행적이 담긴 '자주의 기치, 자력부강의 진로 따라 전진해온 승리의 해'라는 기록영화를 방영했다. 영화는 지난해 6월30일 판문점에서 회담하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을 띄우면서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우리가 선택한 길이 옳았으며 끝까지 가야 할 길임을 확증하시었다"고 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해 7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남측지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김 위원장은 판문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는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을 중시하며 하루빨리 진정한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지만 일방적으로 자기의 요구만을 들이 먹이려는 미국식 대화법에는 응해줄 수 없으며 평화를 대화탁에서 구걸하거나 무엇과 바꿔가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당신들이 우리의 발전잠재력과 앞날에 대해 귀가 솔깃해질 말을 자꾸 꾸며대며 그 무슨 전제조건과 그 대가로 경제적 보상을 운운하는데 우리는 당신들이 말하는 대로 그 누구처럼 발전할 생각이 없다"며 "우리의 안전과 평화와 미래는 내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우리 당이 책임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신들이 강요해온 제재로 인한 우리 인민의 고통은 이제는 분노로 바뀌었다"며 "제재에도 해제에도 우리는 관심이 없으며 이제 더는 여기에 집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자존과 국력을 판 대가로 화려한 변신을 바라지 않으며 오직 우리의 힘으로 부흥의 앞길을 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이처럼 뒤늦게 북미 정상회담에서 있었던 김 위원장의 발언을 공개한 것은 미국의 대북제재에 굴하지 않고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해 7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남측지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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