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북한이 미국에 밝힌 비핵화 협상 '연말 시한'을 앞두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 간부들과 백두산에 올라 혁명 전적지를 답사했다. 아울러 '중대한 문제들'의 토의 결정을 위한 중앙당 전원회의가 12월 하순 소집된다. 북미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소위 '새로운 길'을 천명할지 주목된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4일 "김정은 동지께서 백두산 지구 혁명 전적지들을 돌아보시였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백두산 등정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박정천 군참모총장 육군대장 등 당과 군 주요 간부들이 동행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군마를 타고 청봉숙영지, 백두산밀영 등 '빨치산 혁명' 관련 주요 전적지를 둘러봤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무두봉밀영, 간백산밀영, 대각봉밀영을 비롯한 백두산일대 혁명전적지를 방문했다고 4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김 위원장은 "세월이 흘러 강산도 변하고 세대가 바뀌고 있지만 백두산의 그 웅자는 변함이 없다"며 "언제 와보아도, 걸으면 걸을수록 몸과 마음에 새로운 혁명열, 투쟁열이 흘러들고 새로운 의지를 다지게 되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혁명의 시련을 겪어보지 못한 새 세대들이 주력으로 등장하고 세계정치구도와 사회계급관계에서 새로운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다"며 "우리 당의 사상진지, 혁명진지, 계급진지를 허물어보려는 제국주의자들과 계급적 원수들의 책동이 날로 더욱 우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언제나 백두의 공격사상으로 살며 투쟁해야 한다"며 "백두의 혁명전통에 관통되여 있는 위대한 사상과 정신으로 튼튼히 무장하는 것은 혁명의 대를 이어놓는 중요하고도 사활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통신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조선혁명 발전과 변화된 대내외적 정세의 요구에 맞게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기 위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12월 하순에 소집할 것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전원회의는 지난 4월10일 제4차 회의가 열린 이후 8개월여 만에 열리는 것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최근에 진행된 조미(북미)수뇌회담의 기본취지와 우리 당의 입장'을 밝히면서 "우리나라의 조건과 실정에 맞고 우리의 힘과 기술, 자원에 의거한 자립적 민족경제에 토대하여 자력갱생의 기치 높이 사회주의 건설을 더욱 줄기차게 전진시켜 나감으로써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혈안이 되어 오판하는 적대세력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미국에 공개 선언했던 '연말 시한'이 다가옴에 따라 '새로운 길'의 구체적인 방향을 천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력갱생 선언과 함께 핵실험 등 강도높은 군사도발을 재개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리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은 전날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최대의 인내력을 발휘하여 우리가 선제적으로 취한 중대조치들을 깨지 않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였다"며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에 올랐다고 4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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